[공지] 한국어 서비스는 2024년 3월을 끝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지난 2024년 3월부로 SIAI를 Gordon 가문에 매각하고, 약속했던대로 3년간 시스템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데, 한국어로 운영하던 블로그를 닫고 나니 여러 문제가 있어 정리하는 목적에서 오랜만에 한국어로 글을 남긴다.

1.SIAI 관련 업데이트
SIAI로 운영하던 AI 대학원 교육 시스템은 현재 SIAI 산하의 Gordon School of Business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Gordon 가문에서 향후 10년간 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교육 과정 운영을 모두 넘기고, SIAI는 AI 연구기관으로 운영 중이다. 주요 업데이트는 SIAI Research를 통해서 확인하시면 된다.

2.SIAI 잔여 정리
한국에서 2021년에 처음 32명의 학생을 받아 운영을 시작했고, 2023년까지 70명, 그리고 추가 지원을 희망하는 5명을 대상으로 2025년에 지원자를 더 받아, 합계 75명의 학생을 교육했다. 2023년까지 받은 학생들 중 11명이 졸업을 했고, 나머지는 논문을 3년 이상 통과 못한 상태이거나, 중도 탈락했다.

그래도 논문을 열심히 준비했던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 차원에서 구제책을 마련 해 놓은 상태이긴 한데, Gordon 가문의 요청에 따라 내 업무가 바뀐 상태라 추가 교육 및 추가 논문 지원을 해 주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최대한 독립적으로 시간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솔직한 감정으로는 3년 동안 지원해줘도 논문을 통과 못 했는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는 생각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의 잘못된 교육이 갖는 문제를 일찍부터 깨닫고 찾아왔던 학생들이 뭐라도 건져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부터, 최대한 1명이라도 더 논문을 쓰도록 해서 졸업을 시키는 것까지, 내게 남은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 중 일부는 논문을 못 쓰는게 큰 잘못이 아니고, 그냥 수업만 잘 들어서 어디가서 적용만 하면 된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던데, 논문이 전체 졸업 학점의 1/3, 학위 과정의 1/2 시간이 배정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논문을 기준 이상으로 못 쓴다는 이야기는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야기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훈련이 안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학생에게 졸업장을 주면 학교의 명예는 실추된다. 한국 대학들처럼 적당히 시간만 채우면 졸업하는 3류 교육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고, 학교의 Network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춰야한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잠적 자퇴를 선택한 학생들을 애초부터 받아주지 말았어야 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까탈스러운 입학 기준을 정하는 이유도, 그렇게 중도 탈락할 것이 뻔히 보이는 학생들을 걸러내려는 목적일 것이다.

빈손으로 떠나가는 걸 보면 마음이 무겁기 때문에, 어차피 2025년 입학생들에게 논문을 지도해줘야하기도 하니 최대한 시간을 내겠지만, 졸업 논문을 못 쓴 상태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냉정하게 곱씹어 보시기 바란다.

3.SIAI 중도 탈락자들
그 외에 아예 말도 없이 사라진 학생들이 40명이 넘는데, 대부분은 전과목이 F학점이거나 최소한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등의 고급 과목들에서 F학점을 받은 것으로 안다. 유형을 따져보면,

  • 학위 과정 초반의 Math & Stat for MBA 과목들을 한국 수준 통계학 수업으로 만만하게 봤던 경우
  • 진짜 수학, 통계학 훈련을 받아보니 화들짝 놀라서 충격먹고 도망간 부류들
  • 기초 수업 이후 Computational 수업들은 한국식으로 코딩 몇 줄 베끼는 과목들이 될 것이라고 착각했던 경우
  • 그냥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만 공부하면 되지, 왜 쓸데없이 수학, 통계학 해야되냐고 생각했다가
  • 꾹 참고 수학, 통계학 수업은 꾸역꾸역 들었는데, ML, DL을 코딩 복붙이 아니라 수학, 통계학 훈련이 된 레벨로 제대로 가르치니 대 충격을 먹은 경우
  • 정말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지만 자기 역량 부족을 느낀 경우
  • 지식과 상관없이 목에 힘을 주는 것이 목표인 걸로 보이는 겉멋든 경우
  • MBA라는 이름을 보고 가볍게 생각했던 경우
  • 학부 2학년 수준으로 낮췄다고 무시했다가 글로벌 A급 대학의 학부 2학년 교육을 받고 충격 먹은 경우

한 줄 요약하면,

한국식 코딩 교육과 달리, 글로벌 A급 대학의 STEM 교육 과정의 진면목을 맛보니 충격을 먹었을 것

이라고 요약하면 될 것 같다. 대학 설립 전에 2년 남짓 동안 간단 코드 몇 줄과 직관적인 개념 위주의 1달 짜리 특강들을 했었는데, 그 수준인 줄 알고 착각한 경우도 은근히 많았던 것 같다. 심지어 개발자라고 뽑아 놓은 직원들도 그 수준인 줄 알고 있던데, 고쳐 주느니 내보내는게 낫겠다 싶어서 그냥 쫓아냈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말도 없이 떠나놓고 최근 들어서 갑자기 학교 관리자 메일로 연락이 와서 한국식으로 치면 '수료증’에 해당하는 증명서를 달라는 한국어 메일을 보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하던데, 영어권 교육 과정에 그런 증명서를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논문 쓰고 졸업했거나, 퇴학했거나 둘 중 하나 아닌가? 그리고, 12개 수업에 1개 논문인 학위에 수업 고작 몇 개 들었다고 수료증을 달라고 그러는거지? 모든 걸 다 떠나서, 상식적으로 영어로 메일 써야 하지 않나? 왜 한국어로 메일을 쓰는거지? SIAI가 한국 대학인 줄 알았나?

실력 부족으로 F학점을 받고 잠적한 분들은, 누차 이야기했던대로, MBA AI/BigData (Business Track) 혹은 AI MBA (Non-STEM)로 이름이 바뀐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갈아탔었으면 좀 힘들더라도 졸업할 수 있었을 것이고, 프랑스어/독일어/영어만 쓰는 사람들이 느닷없이 한국어 이메일을 받고 당황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면서 당신들이 최소한의 최소한만 지키고 졸업장을 받아갈 수 있도록 MBA AI/BigData (Business Track)를 승인받았는데, 그걸 무시하고 도망갔으면서 이렇게 어이없이 뒷통수를 맞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한국어로 글을 쓴다. 한국인 대상 교육 안 한다는 공지를 못 찾았다면, 이렇게 블로그 형태로 써 놓은 한국어 글이라도 읽고 상식을 찾았으면 좋겠다.

사실 이렇게 경우 없는 분들은 일부고, 아마 대부분은 SIAI 강의 노트의 밑바탕이 되는 Harvard, Stanford, U Chicago, MIT, LSE 등등의 영미권 최상위권 대학들의 STEM 교육을 겪어보고

  • 눈은 뜨였는데,
  • 넘사벽 수준을 느끼고,
  • 주제 파악(?)을 하고,
  • 조용히 자기자리로 돌아간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노트 중 일부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들에 있는 몇몇 대학들에서 갖고 온 경우도 있는데, 그 나라들이 나라가 작다고 무시하는 경우들이 있겠지만, 실제 교육 수준은 위의 영미권 최상위권 대학이랑 동급인 걸 보면서 아마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아래 섹션 8에 동유럽 작은 나라 학생들 이야기를 몇 개 써 놨으니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교육을 못 따라가서 부끄럽지만, 그걸 느끼고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학교 명성 떨어뜨린다고 절대로 하지 말자던 Business Track을 겨우겨우 승인 받아와서 졸업시켜주려고 했던 내 입장에서는 좀 허탈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F 받는 걸 막아볼려고 매 과목마다 기말고사 문제 풀이를 3시간~6시간씩 들여서 해 줬는데, 사실상 시험 답안지를 주고 시험을 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F학점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는 걸 보면서 많이 괴로웠다. 내가 배우던 시절에 날 이렇게 이끌어주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얼마나 Trial-and-error를 줄여가면서 쉽게 공부할 수 있었을까?

4.MSc AI/Data Science 학위만 고집하던 분들께
MSc AI/Data Science가 아니면 의미가 없고, MBA AI/BigData (Technical Track) 도 부끄러워서 못 다니겠고, MBA AI/BigData (Business Track) 은 돈 낭비인 것 같아서 더더욱 못 다니겠다고 했던 세간의 평가들이 기억나는데, 아래 두 학생들이 고집을 버리고 Business Track으로 갈아타서 졸업했다.

한 명은 이커머스 회사 다니다가 S모 전자로 이직해서 뛰어난 인재로 성장했고, 다른 한 명은 판매 네트워크 관리하다가 쿠X으로 이직해서 역시 훨씬 더 만족한 업무를 하고 산다. 둘 다 학부 학벌로 국내 사회에서 명함을 내밀기는 힘든 학생들인데, 이 정도면 돈 낭비를 한 걸까? 아니면 자기 수준에 맞춰서 공부한 걸까? MSc, 최소한 Technical Track만 고집하다가 F학점들 줄줄 받고 잠적하신 분들, 밖에서 MBA는 돈 벌려고 하는 학위니까 절대 가면 안 된다, 바보들이나 저딴 대학 MBA 가는거다고 욕만 하셨던 분들, 저 학생들이 쓴 논문을 이해할 수나 있는 실력인가? 저 논문들로 시험 문제를 만들어내면 손이나 댈 수 있나? 그 시험도 F 받을 실력들 아닌가?

위의 Technical track 졸업생이나 MSc Data Science로 왔던 학생들의 논문들을 보면 알겠지만, (SIAI Research 가보면 다른 논문들도 있다) 수학 모델링의 깊이도 다르고, 사고의 구조도 굉장히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국내 대학의 A급 교수진들 여럿에게 공통적으로

한국에서 이런 수준이 나올리가 없다

는 평가를 들었던 논문들이다. 내 입장에선 100% 만족스럽지 않고, 일부는 SIAI 홈페이지에 등록되는 걸 막고싶을만큼 부끄럽기도 하지만, 국내 대학의 석사 아니라 박사 전공 논문 중 전공 관계 없이 한국 땅 전체를 다 뒤져도 우리 SIAI에서 매년 뽑은 Best Paper of the Year 수준이 연간 5개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는데 많은 것을 걸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의 박사과정 교육 수준을 감안하면, 연간 5개는 커녕, 5년에 5개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저 위에 논문을 고른 학생들은 각각 캐나다, 미국에서 직장을 찾았다. 그 시장 수준이니까.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데, 왜들 그렇게 MSc or Die라면서 무리한 욕심을 냈나? (아래 Section 7에 MSc or Die를 외쳤던 학생들이 맞은 결말에 대한 예시 몇 개를 정리해놨다.)

한국에서는 1개 전공에서 누군가는 4.3 or 4.5 만점으로 졸업하고, 누군가는 2.0을 간신히 넘는 학점으로 졸업하지만 같은 전공을 한 동문이라는 인식을 갖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탓에, 아마

  • MSc AI/Data Science - 학부 졸업반 + 석사 1학년 수준
  • MBA AI/BigData (Technical Track) - 학부 2학년 수준 but 기업 현장 전용 수업으로 대체
  • MBA AI/BigData (Business Track) - 학부 2학년 수준 but Pass/Fail 방식 채점 및 논문 기준에서 수학 제외

같은 이름으로 학위 과정을 분리해서 학생을 받는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을 사후적으로는 이해를 했다.

근데, 내가 학위 과정 중 겪고, 보고 들은 유럽 대학들 뿐만 아니라, AI/Data Science 관련 교육을 하는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도 프로그램 구성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이미 2021년에 많이 알려져 있던 상황이 아니었나?

MSc AI, MSc Data Science, MSc Data Analytics 등등의 이름이 나눠져 있는 상태에서, MSc Data Analytics가 가장 쉬운 전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SIAI도 해외 명문대학들을 벤치마킹해서 난이도를 낮추고 기업 현장 적용에 초점을 맞춘 과목을 추가혀면서 MBA AI/BigData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었다.

첫 과목부터 F를 받건 말건 상관없고, 내가 가고 싶은 이름을 갖춘 프로그램만 가겠다는 무한 고집을 어떻게 대응하는게 맞았을까? 입학 시험이 1단계 하위 과정의 수학&통계학 과목들인데 (ex. MSc 입학시험은 MBA 과정 수학&통계학 기말고사), 거기서도 백지를 내는 수준이 어떻게 고위 과정에 입학할 수 있나? 한국식으로 MSc AI/Data Science 전공 하나만 운영하면서 F학점은 안 주고 C, D 학점만 적당히 주다가 2.0 학점으로 졸업시켜야 했을까? 아니면 국내 대학들의 DS 전공들처럼 제대로 가르치면 학생들이 다 나가니까, 수학을 다 빼버리고 쉬운 교육만 하면서 학위 장사를 해야 했을까? 그럼 학교의 명성은 어떻게 되지? 그랬다간 정말로 밖에서 욕하던 것처럼 3류 학교가 됐을텐데?

학위 과정 중에 못 따라오겠다고 온갖 불만을 다 털어놓던 학생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곧 죽어도 MSc 아니면 안 된다고 하다가 MBA의 Technical track도 못 따라와서 특별 조교 수업이 필요하다는 둥, 내가 못 가르쳐서 그렇다는 둥 온갖 욕을 다 하던 그 분들은 어떻게 대응해야했을까?

박사 학위 중에 수학적으로 어려운 걸로 악명이 높은 Financial Engineering 석사 과정에 조교를 하면서 수학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능력 덕분에 Best TA of the Year 상을 2번이나 받았었는데, 어떻게 했었으면 내가 못 가르쳐서 자기들이 이해를 못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었을까? 수학을 아예 안 가르쳐야 했겠지?

5.눈높이를 맞췄으면
학부 3학년 때 대구·경북 지역의 모 명문 국립대 학생이 S대에 국립대간 학점 교환 프로그램으로 선발되어 왔다며 전공 수업을 같이 들은 적이 있다. 고교 동기다. 기말고사를 치른 후, 난 A-학점을 받고 Appeal을 하러 갔다가 제일 큰 문제 하나를 잘못 읽어서 거꾸로 문제를 푸는 바람에 우르르 감점이 된 걸 보고 좌절하면서 조교실을 나오는데, 그 지방국립대 출신 학생이 F학점만 아니면 자교 돌아가서는 Pass로 바뀌어서 처리되니까, 제발 D-라도 나오도록 해 달라고 조교한테 비는 걸 봤었다. 수업을 하나도 못 따라왔으니 한 학기 내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고교 수학의 미분·적분을 직장에서 쓰질 않는데 왜 배우느냐는 분들께 이렇게 답한다. 당신들이 단 한번도 100점을 놓치지 않았어도 월급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 당신의 계산 결과를 믿다가 회사가 망할까봐 두렵다. 근데 90점은 커녕 80점, 70점 받던 인력에게 어떻게 미분·적분 계산을 활용하는 업무를 줄 수 있을까? 그나마 계산기와 엑셀이라는 도구들이 있기 때문에 간단한 사칙연산은 당신들을 믿을 뿐이지, 미분·적분 이상의 고교 수학, 선형대수와 미분방정식 같은 대학 수학 이상을 쓰는 자리에 B, C학점도 겨우 받는 당신들을 앉혀 놓다가 회사가 큰 손해를 보면 책임은 당신을 고용한 회사 경영주가 져야한다.

같은 맥락에서, 본인이 60점, 70점을 겨우 받는 인력이면 거기에 맞춰놓은 교육 과정을 듣고, 거기에 맞춰 업무를 찾아야지 않나? F학점 받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지만 학위증을 주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일까, 아니면 그 학생 수준에 맞춰 교육 내용을 조절한 공부를 해서 그 수준에 맞춘 직장을 찾아가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일까? 왜 지구상의 0.01%에게만 허락된 교육에 그렇게 욕심을 내다가 F학점을 받아놓고는 '수료증’을 달라고 연락을 하고 있나?

Business Track으로 졸업한 위의 두 학생의 논문과 이직 상황을 보면 알겠지만, 국내에서는 저 수준만 해도 이미 최상위권 수준이다. 회사에서 대화되는 사람 찾기 쉽지 않은, 매우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미 2021년에 처음 학위 과정을 만들 때부터 했던 말이지 않나? 저 학생들의 논문은 국내 명문대에 계시는 다른 교수님들께 소개해드리고 논문을 업그레이드하는 절차를 밟는 중이다. 당신들이 돈 낭비라고 무시했던 Business Track 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보면서 당신들이 했던 그 모욕적인 발언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시길 바란다.

6.한국에서 SIAI 교육을 종료하는 이유
나는 최선을 다해 한국에서 1년이라도 더 많은 교육을 하고, 더 많은 학생을 구제해보고 싶었다. 한국 대학들에서 잘못된 교육을 받은 탓에 무조건 수학을 학부, 석사, 박사 과정까지 하고나면 SIAI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다 뛰어넘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거나, 아예 수학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이상한 소문까지 도는 걸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11명의 졸업생들이나 졸업을 못하긴 했지만 눈이 열렸다고 고맙다면서 학교를 떠나간 학생들을 보면 한국인의 인종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내 교육 방향이 잘못된 탓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4년간 눈치만 보다가 뒤늦게 학교에 왔다는 K대 공학도 출신 학생은 수학을 더 준비하겠다고 4년이라는 시간을 버린게 후회된다는 이야기를 매번 한다. 수업을 따라오면서 수식은 논리를 정리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자기네 회사에서 공급하는 식당 대기 앱에 확률 모델을 넣어서 소비자 편익을 개선하는 모델을 수업시간에 발표하는데, 몇 달 만에 저렇게 성장할 수 있는 인재들을 왜 그렇게 썩혀놨을까는 아쉬움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온다.

저런 학생들을 다 구제해보고 싶지만, 국내에서 교육을 확장시키려니 온갖 종류의 음해, 험담, 거짓, 공작, 사기, 협잡을 모두 이겨내야하는 황당한 상황들에 직면했다. 제대로 교육해서 학생을 키워내기도 바쁜데, 정작 교육이 아니라 서비스 브랜딩, 평판 관리 같은, 한국의 질투꾼들이 없었으면 하지 않았어도 됐을 일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았겼다.

7.아이돌 팬 싸인회에서 본 현실
2021년 여름, 막 SIAI가 출범하던 무렵, 한국항X대 공학 학,석 출신에 한X 그룹의 세종시 자회사에서 일을 한다던 어느 학생이 자기는 곧 죽어도 MSc를 들어가야한다길래, 입학 시험부터 통과해라고 Conditional offer를 준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솔직히 말해서 MBA AI/BigData의 Technical Track도 통과할 가능성이 낮아 보였고, Business Track을 가야할 것 같았는데, 자기 실력은 생각도 안 하고 글로벌 명문대에 입학해서 엄청나게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겠다는 꿈만 가득했던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자기 뜻대로 안 되니 블X인드라는 국내 직장인들 커뮤니티에 SIAI를 가짜 대학이라는 식으로 온갖 황당한 공격을 했었다. 이 학생은 진심으로 민사, 형사 고소를 할까 생각했던 학생이다.

고X대 통계학과 출신이라는 다른 한 학생은 SIAI가 다른 스위스 대학이 새로 만든 또 다른 대학이라는 황당한 메세지를 이곳저곳에 뿌린 탓에 그 스위스 대학에서 SIAI가 고소를 당하게 만들기도 했다. MSc 입학 시험에 두 번 모두 40점대 초반 (F학점)을 받고 난 다음에 광분한 이메일을 쓰고, 디X인사이드 같은 커뮤니티들에 SIAI를 공격하던 각종 글들을 쓰던데, 역시 법적인 대응을 고민했었다.

참고로, 당시 MSc Data Science 입학 시험 문제가 MBA AI/BigData (Technical Track)의 첫 학기 수학&통계학 수업 기말고사에서 뽑은 문제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MBA 학생들은 한 학기 수업을 듣고 그 시험을 치는 반면, MSc 지원자들은 기출문제 풀이만 보고 시험을 쳐야한다. 기본 실력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는데, 원래는 기출문제 풀이도 없이 그냥 시험 문제만 공개해놨다가 시험을 볼 생각이었지만, 그러면 한국인 99.999%가 탈락할 거라는 충고를 듣고 양보를 했었다. 문제 1개당 1시간 정도의 풀이 영상이 있는데, 그렇게 18개 문제 풀이 영상을 준비해서 시험 중에 2개 문제로 40점대 초반의 성적을 받았으면, MBA AI/BigData (Technical Track) 입학해서 60점대 성적(B학점)을 받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참고로 대전 K대 졸업생과 경찰대학 출신 학생들이 각각 55점, 55.5점으로 입학시험 최고 성적을 받은 바 있다. 그 학생들은 MBA 입학하니 바로 70점대 후반의 점수를 받더라. 내부 기준으로 A+ 학점에 해당한다.

저런 황당한 망상 공격을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학교 설립 vs. 다른 학교에 프로그램 하나만 얹혀가기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던 초기에 벌어졌던 일이고, 저런 학생들의 망상에 법적인 대응까지 해서 학생들의 미래를 망치지는 말자는 생각으로 법적 대응을 중단했었는데, 위의 남자 아이돌 팬 싸인회에 온 여자분들 둘의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같은 상황이었지 않나는 생각을 해 봤다.

그 학생들은 자기 실력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글로벌 초특급 명문대의 최고 높은 과정을 졸업해서 글로벌 최고의 인재가 된다는 망상 속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저 위 아이돌 팬 싸인회에 참석한 여성 분들도 본인들의 신체 매력에 관계 없이 아마 남자 아이돌에게 웃음을 받지 못하면 굉장히 좌절하고 Anti-fan으로 돌아설 것이다. SIAI의 경우도 자기들의 망상을 충족시켜주지 않고, 내가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니 저렇게 법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할만큼의 Anti-fan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

아마 저 학생들의 망상대로 MSc 교육 과정에 입학을 시켜줬으면 처음부터 F학점을 받고 잠적했을 것이다. 실제로 Y대 경제학과 출신, L모 대기업 재직, 휴직 후 Y대 데이터 과학 석사 과정, 복직을 했던 한 여학생이 MBA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내 지적을 끝까지 무시하고 MSc Data Science 과정에 들어왔다가, 첫 시험에 0점을 받았다. 정말 하나도 답을 못 썼더라. 처음 4달 동안 총 4개 과목 전부에서 받은 총점이 10점이 되지 않는다. 이미 입학 시험은 커녕, 면접을 보던 시점부터 예측했던 내용이다. 그리곤 말도 없이 잠적했는데, 같은 대기업 계열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시는 분이라, 그 대기업에 재직 중인 학생 분들께 종종 건너서 소식을 듣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해서 미안하지만 3류 프로젝트들에 계속 투입되는 거 같더라.

E여대 공학 전공에 K대 데이터 과학 대학원을 다니던 어느 여학생은 K대 대학원과 SIAI 교육 과정을 같이 해보겠다고 찾아왔다가, Business Track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내 설득에 굉장히 강한 불쾌감을 비추다가 입학을 포기한 적도 있다. 면접 때 앉은 자리 뒷편의 타공판과 PCA 간 개념적인 연결을 해보라니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를 못하던데, 힌트를 주다가 안 되어서 직접 설명을 다 해줘도 이해를 못 했던 걸 보면, 국내 2군 대학의 공학 전공과 대학원 수준을 짐작케 해 주는 면접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 학생 스스로가 SIAI 방식의 사고력 훈련과는 담을 쌓고, 공학 계산기로 문제만 빨리 풀어내는 단순한 수업들만 들으며 학위 과정을 마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한국 교육과 '수학 실력’과 ‘수학을 도구로 쓰는 실력’
안타깝지만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에서만 초·중·고·대 합계 16년을 공부했고, 탈한국 수준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아예 없는 분들이, 글로벌 최상위권 대학 기준 90점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따라오겠다고 하면, 그건 그런 지구상 0.1% 천재들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

그간 많은 한국 학생들이 자기 혼자서 미리 몇 년동안 더 준비하면 MSc 입학 시험의 문을 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더라. 아주 뛰어난 학생들 중 일부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 스스로도 1년 짜리 석사 과정 중에 그 학교의 학부 2학년, 3학년 과정을 혼자 다 공부하면서 석사 과정을 마쳤고, 성적을 더 잘 받아서 박사 지원하려고 하던 2번째 석사 중에는 학위 과정 4개 수업 중 박사 수업을 2개나 들으면서도 쫓아갔고, 졸업 시점에 내가 원하는 성적을 받기도 했다. 듣기로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님은 한국 대학 전공을 인정 안 해줘서 2년짜리 석사 프로그램에서 학부 2-3학년부터 먼저 공부하라고 쫓아냈더니, 한 학기도 안 지나서 다시 1년짜리 석사 프로그램으로 끌어올려줬다고 하더라. 나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천재들을 많이 봤으니,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런 예외적인 사례는 입에 오르내릴만큼 드물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받아주는 ‘널럴한’ 프로그램으로 쫓겨난다는 냉혹한 현실은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Survivalship bias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것만해도 수 많은 사례가 있지만, 한 사례를 골라보면, S대 경영학과에서 학점 잘 주는 ‘널럴한’ 수업들만 듣고 수석 졸업했다며 S모 기업 유학생 장학금까지 받았던 한 학생은 (유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장학금으로 불린다), 2년짜리 석사 과정에 왔다가 1년차였던 학부 2-3학년 과정에서 엉망인 성적을 받고, 2년차에 올라올 성적을 못 받아서 결국 ‘널럴한’ 전공으로 쫓겨났었다. 학부 과정이 대학 교육 과정 수준이 안 되는 경영학과 출신이라 더 심각한 결말을 맞기도 했겠지만, 국내 토종들의 수준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S기업이 제대로 된 자격 심사를 하지 않고, 얼마나 기계적으로 장학금을 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그런 학생들 대부분이 수학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고 수학과 전공 수업을 찾아가는 거였는데, 2021년부터 고민하다 2025년에 뒤늦게 입학했다는 K대 공대생의 후회에서 볼 수 있듯이, 수학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학을 도구로 쓰는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난 한국에서 수학을 도구로 쓰는 실력을 키워주는 수업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가장 근사치가 류근관 교수님의 경제통계학이었는데, AI 교육에 쓰기에는 석사과정 입학 시험 수준도 되지 않을만큼 수학 수준이 너무 낮아서 적절한 예시가 되지 못할 것 같다. 요즘 통계청장 임기를 끝내고 S대 돌아가셔서 하시는 기업 대상 단기 특강 수업도 한국 교육의 틀을 벗어난 것은 맞지만, 글로벌 AI 경쟁 시대에 AI 석사 전공에 적절한 입학 시험 기준치로 보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수학을 잘 하는 것과 하등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영국 케임X리지 대학에서 학,석,박 수학을 했던 영국인 (백인) 친구 이야기도 하나 추가해보자. 런던에 갈 때마다 가족들이랑 같이 식사를 할만큼 친하게 지내는 친구인데, 이 친구가 전공을 갈아타고 싶어서 10년간 금융권 직장을 다닌 후 대학원을 지원했더니, 대학에서는 수학만 공부했지, 전공 공부가 안 됐다고 1년짜리 석사에는 안 받아주고 2년짜리 석사 과정에서 1년간 학부 2-3학년 과정을 밟으라는 오퍼를 받았었다. 근데 옆의 좀 명성이 낮은 학교에서 1년짜리 석사 과정에 전면 장학금을 줄테니 올 생각이 없냐고 오퍼가 왔고, 거기서 최우등 졸업(한국식으로 치면 A학점 졸업?)을 하면 1년짜리 석사를 받아준다고 합의를 한 다음, 실제로 최우등 수준이 아니라 과 수석으로 졸업을 했었다. 그렇게 1년짜리 석사에 들어와서 나랑 같이 공부했는데, 결국 4과목 중 2과목에서 F를 받고, 1년 후에 재시험을 쳐서 겨우겨우 F 학점을 고쳐서 졸업했다. 영국 케임X리지 대학에서 수학으로 학,석,박 출신이면 수학 훈련만큼은 한국의 어지간한 교수들 이상으로 받은 수준일텐데, 결국 벽을 못 넘은 것이다. 수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친구는 내가 2번째 석사할 때 박사 과정 수업 2개로 업그레이드하는 걸 보고 무모한 도전이라고 그랬다가, 그 과목들에서 최우등 성적을 받은 성적표를 들고 울고 있는 내 등을 두드려 줬던 친구이기도 하다. 내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공부했는지 알았을테니까.

입학 시험을 2번이나 치면서 끝까지 밖에서 공부해서 MSc를 한번에 입학하겠다던 K대 통계학과 출신 학생의 사례로 다시 돌아가보자. 비슷한 시험 문제가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같은 시험 문제 종류를 무려 18개나 풀어주는 1달 교육을 하고 시험을 쳤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40점대 초반 점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에서 현실적 한계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위에서 말한대로,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 나한테 어떻게 답안지를 작성해야 50점, 60점, 70점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분들이 있었으면 시행착오도 훨씬 줄었을 것이고, 수학을 도구로 쓰는 실력을 훨씬 더 빨리 늘릴 수 있었을 것이다. 밖에서 재수, 삼수, 사수를 해야 실력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런 교육을 받아야 실력이 오른다고 100번을 말했던 것 같은데, 한국에서 대학 재수, 삼수하던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MBA의 Business Track을 더러 '저딴 학교 MBA를 하는게 X친 짓이지’라는 모욕적인 표현들을 쓰며 욕을 했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저 위의 Y대 학생은 무한 고집을 피우며 MSc Data Science에 들어와서 4과목에서 모두 백지를 냈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다. 저 상태가 맞는 걸까? 아니면 자기 수준에 맞춰 공부하고 S전자, 쿠X 같은 곳으로 이직을 하는게 맞는 걸까? 당신들의 댓글과 비난이 E여대 + K대 대학원을 갔던 순진한 여학생에게 왜곡된 정보가 되어서 결국 그 여학생은 K대 대학원에 4천만원의 학비만 버렸을 것이다. K대 관계자들에게 미안하지만, 그 수준으로 가르치고 4천만원의 학비와 학위를 교환해 준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하지 않나?

내실이 어떻건 그저 껍데기만 보고 어떻게든 깎아내리고, 무시하고, 모욕하기만을 일삼던 당신들이 아까운 인재 2명의 미래를 짓밟았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인가? 40명도 넘는 학생들이 왜곡된 눈높이를 갖게 됐다고 하면 아전인수인가?

돌이켜보면, 한국 수준에 영점 조정을 잘못했던 것보다, 아이돌 팬같은 욕심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40명 이상이 잠적하는 결과를 낳은 원인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마음을 비우고 학위 장사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지 않은 탓이겠지. 변명일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나는 시스템 내부 관계자와 학위 인증 기관의 비난과 따가운 지적을 맞아가면서, 그래도 한 명이라도 더 졸업을 시켜볼려고 끊임없이 영점 조정을 해 줬었다.

8.한국 시장의 한계
한국에 분명히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있겠지만, 숨어있고 나타나지 않는 그들 몇 명을 구제해보려고 자원봉사를 할 수도 없고, 나 역시도 생활인이고 인간이라 황당한 공격을 계속 당하면서, 실력에 맞춰 눈높이 조정은 없고 고집만 피우는 학생들을 상대하면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싶지 않았다. 거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뛰어난 학생들을 받으니 더 우수한 결과물이 나오는 걸 눈으로 목격하면서, 더더욱 한국 시장에 흥미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유럽 시장 상황
몇 가지 예시를 들면, 학생들 장학금을 줄려고 GIAI 운영에 필요한 여러 일들을 시키는 중인데,

위의 소논문은 AI시대가 오면서 단순히 ‘고급 노동력’ 혹은 ‘일 잘하는 노동력’ 수준이 아니라, 아예 'Super Human Labor ('초특급 노동력’으로 번역하면 될까?)'가 나타나고 있고, 이런 분들은 AI 역량 뿐만 아니라, AI 도구들을 쓰는 역량 (Agentic AI), 그리고 여러 분야(Domain)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갖춘 분들이라는 걸 정리한 논문이다. 발칸반도 출신의 한 학생에게

  • 논문 가이드
  • 논문 템플릿 LaTeX 파일
  • 읽기 자료 목록 10개 정도

를 찾아주고 받은 논문이다. 한국인들이 안 믿겠지만, 단 하루, 정말로 단 하루만에 저 Draft를 받았다. 실제 작업 시간은 8시간 정도라고 하더라. 믿을 수 밖에 없는게, 장학생이라 다른 일들을 많이 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저런 속도다.

논문은 아니지만 간단한 레포트 정도(내부적으로는 AI Review라고 부른다)에 해당되는 위의 글들은 보통 1~2시간 안에 나온다. 훈련의 성과라고 자부하고 싶지만, 이미 입학할 때부터 저런 수준이었다. 템플릿을 익히고,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저 학생이 Super Human이 아니냐고 묻겠지만, 무슨 발칸반도 전체 수석도 아니고, 그 동에네서 취직 못하고 있던 애들 모아서 교육시키고 있는 중에 불과하다.

위의 AI Review를 쓰는 건 둘째 문제고, 번역하는 것도 한국에서는 인력을 뽑기가 힘들었다. 학생들을 뽑아도 번역 결과물이 시원찮아서 답답했는데, Review보다 수준이 낮은 기사를 쓰라고 시켜도 못 하는 걸 보고 딱 정이 떨어졌다.

한국 시장의 맹렬한 반발
그래도, 나도 한국인이고, 나도 못했었는데, 어떻게든 내가 희생해서라도 한국을 살려보자고 생각했다가 날 힘빠지게 만들었던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인들의 무지와 그 무지가 만들어 내는 왜곡된 이미지를 깰 방법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지난 2021년 말, Scientific Programming이라는 MBA AI/BigData 학위과정 4번째 수업에서 계산 비용을 절감하는 각종 테크닉을 가르치고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외부에 공개했었다. 우리 교육 과정의 수준을 홍보하기 위한 정보 공유였는데, 국내의 각종 커뮤니티들은 그 시험 문제를 보고

AI 가르친다더니 경제학 가르친다

는 평가를 내리더라. 저 과목은 Stanford 대학의 Managerial Engineering 전공에서 Stochastic Calculus기반으로 돌아가는 Brownian motion 관련 계산 비용을 절감하는 강의 노트를 빌려와서 만들었다. Data Science 교육에는 Stochastic Calculus가 들어가지 않으니까 그 부분을 제외하면서 수학의 수준이 학부 고학년 수준으로 내려왔을 뿐인데, 저걸 경제학을 가르친다고 황당한 해석을 하면서 학교의 명성을 깎아내리니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3년 반이 더 지난 2025년 2월에 중국에서 딥시크(DeepSeek)라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당시에 내가 시장에 알려줬던 계산 비용 절감 테크닉이 다시 한번 언중에 오르내리고, 2026년 3월에는 구글이 내놓은 터보퀀트가 역시 계산 비용을 절감하는 각종 테크닉을 내놨는데, 모두 당시에 가르쳤던 Scientific Programming의 개념을 확장한 계산법들이다. 내가 가르칠 때는 경제학이라고 황당하게 무시하던 인간들이 저런 서비스가 나오는 걸 보고 한국은 꿈도 못 꾼다느니 하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참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황당한 디마케팅(De-marketing)을 하는 걸 고치려고 얼마나 많은 광고비와 시간을 써야 그들을 이해시킬 수 있었을까? 이해시킬 수 있기는 했을까?

당시 수학 기초 지식 없이 코드 복붙에만 바쁜 개발자들을 AI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는 한국 사정에 대한 내 질타를 보면서 내 주변 지인들은 내가 한국에서 싸우고 있는 대상이

개발자 or 가짜 AI 전문가

가 아니라

무능

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의 무능과 싸우고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 입에 올리고 글로 쓰기 참 부끄러운 표현인데, 그 지적을 듣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열심히 일하는 개발자 분들께 미안하지만, 한국에서 만나본 수 많은 'AI개발자’들은 고작 해외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개발자용 라이브러리를 갖다 붙이고 있으면서 본인이 'AI전문가’라고 주장했었고, 내가 불만을 가진 대상은 그런 개발자들에 한정되었다는 것을 다른 개발자 분들도 아실 것으로 믿는다.

난 그냥 챗GPT에서 API 어떻게 붙여오는지만 알면 되는데, 왜 그렇게 ‘이상한 거’ 가르치면서 그거 모르면 AI전문가 안 된다고 하냐

가 아마 그 분들이 가진 불만의 근원일 것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코딩으로 AI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던 그 분들의 정체성을 때렸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코딩 가르치냐는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고, 코딩Scientific Programming 같은 수업에 포함되어 있을 뿐, 딱히 코딩을 수업으로 가르치진 않는다, 그건 학위 과정 수준의 교육이 아니라, 학원 수준의 교육이다, 그런 걸 왜 학위 과정에서 가르쳐야 하냐라고 반박했더니, 코딩도 안 가르친다고 온갖 욕이 달렸었다. 그런 생각을 하신 분들께는 아래의 논문을 바친다.

위에 쓴대로 MBA AI/BigData (Business Track) 졸업생의 논문인데, S모 전자에서 반도체 가성불량을 잡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실리콘 패널이 바뀔 때마다 라벨링(Labeling) 담당자가 붙어서 데이터를 만들어줘야하고, 그 분들이 귀찮아서 대충 작업해서 오차가 있을 확률이 높고, 그렇게 고급 인력을 투입해서 라벨링을 시키는 것도 아까운 시간 낭비인데, 그 모든게 AI개발자가 무조건 이미지 인식을 위한 딥러닝을 쓰면 된다고 고집해서 그렇다는 걸 지적하고, 0/1 데이터의 패턴만으로 간단하게 가성 불량을 잡아내는 대안을 제시한 논문이다. GPU도 필요없고, 어떤 패널이건 다 쓸 수 있고, 새로운 가성불량 패턴이 보이면 모델만 간단하게 수정하면 된다. DL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AI가 아니라고 반박하는 CS 전공자나 개발자들도 있겠지만, 제대로 훈련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어떤 DL 모델보다 훨씬 더 압도적으로 우월한 AI 모델이라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누굴 보여줘서 이해하는 경우를 못봐서 괜한 오해가 생기거나 그냥 패스해버릴 것 같아서 설명을 간단하게 추가했다.)

저 정도 연구 작업, 회사에서 쓸 서비스 개발하려면 코딩은 엄청나게 많이 해야하지만, 정작 웹사이트 개발하는 것처럼 API를 붙인다던가, UI/UX를 설계하는 코딩을 하진 않는다. 그래서 Web Programming이 아니라, Scientific Programming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다.

위의 예시처럼,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AI개발자들을 뽑아놓고 단순하게 딥러닝, 트랜스포머, 챗GPT의 API, 그게 안 되면 다른 회사 API, 개발 라이브러리만 붙여서 인공지능을 썼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대부분 제대로 안 돌아갈 수밖에 없을텐데, 자기들의 잘못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코딩 테스트만 통과하면 AI 전문가라고 주장하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내가 홈페이지 CSS 값 하나 바꿨다고 웹디자이너 되는 것도 아니고, DB에서 데이터 뽑으려고 Query 하나 좀 크게 만들었다고 백엔드 개발자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건 구글링 몇 번과 약간의 끈기만으로 해결되는 피상적인 지식에 불과하고, 요즘은 아마 어지간한 LLM 기반 챗봇에서도 다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런 인력들을 AI개발자라고 부르는 기업, 자기들이 AI전문가라고 주장하는 개발자들이 반성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대응해줬어야 했을까?

사실 기업들이 AI라는 시장을 굉장히 좁게 이해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고, 거기에 CS 전공자들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얻고 있던 상황이라고 보면, 그런 시장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분들이 날 Discredit시키는 걸로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하려고 했었다고 보면 가장 적절한 해석이 될 것 같아 보인다.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좀 더 노골적인 표현을 쓰면, AI개발자라는 분들이 저 MBA AI/BigData (Business Track) 학생보다 지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에 저런 결과물 밖에 못 만들어 낸 반면, 저 학생은 본인의 뛰어난 역량으로 SIAI의 교육을 다 소화하고, 언제 어떻게 DL 모델이 무너지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수학을 도구로 쓰는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SIAI 내에서는 두뇌 비용을 써서 계산 비용을 줄인다고 표현한다. 왜 두뇌 비용을 많이 쓰는 Stat 전공자들이 CS가 AI 시장의 주인이라고 하면 불편해하고, 왜 개발자들이 AI전문가라는것에 기가차서 한국의 무능과 싸우고 있다는 표현을 썼는지에 대해서 변명이 됐을 것이다.

'저 딴 학교 MBA 가느니 자X한다’는 거친 표현을 쓰신 분들, 저 학생보다 더 일을 잘 하실 수 있으니까 그런 표현까지 쓰신거겠지?

AI 시장의 주인이 CS일까? Stat일까? 아니면 제3의 Data Science 그룹일까?
약간 관점을 바꿔서, AI 시장의 구도를 잠깐 정리해보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 관점에서 보면,

Group CS LLM Computational Science Statistics
Academia NLP/Image LLM Modeling High-noise modeling Statistical Learning
Business Software Enginnering Prompt Engineering Quant BI/Data Analyst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CS: Computer Science)

각 분야별로 설명을 덧달면,

  • NLP/Image 부분은 CS 전공 박사들이 전문성을 갖춘 분야
  • LLM Modeling은 CS와 Computational Science 전공의 경계선
  • Computational Science 중 Finance 쪽은 오차와 Noise가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데 특화된 전공
    • (Finance 이외에도 Computational 전공이 많지만, 잘 모르니 Finance에만 한정한다)
  • Stat 전공자 분들은 수학적으로 엄밀한 증명 위주

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Mathematical Finance를 전공했기 때문에, 자산 수익률처럼 High-noise가 당연한 데이터를 다루는 데 관련된 수학 & 통계학 도구들을 배웠고, 당연히 CS나 Stat 관계자들과 보는 관점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내 스스로는 Computational Science (계산과학) 그룹이 진짜 Data Scientist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데이터를 적절한 수학 모델과 데이터 처리법을 이용해 정리하고, 원하는 신호를 찾아내는데 특화된 훈련을 받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배웠던 계량경제학의 방법론과 더불어 금융수학을 하면서 1/∞초 단위로 잘게 쪼개진 데이터들을 다루는데 필요한 각종 수학, 통계학을 배워야 했었다.

내 입장에서 화가나는 부분을 정확히 집어내면, High-noise modeling에 전문성이 전혀 없는 CS 전공자들, 심지어 CS 전공 지식 중 웹사이트 개발 관련 지식만 있고, 정작 Regression, statistical inference, 혹은 Machine Learning으로 불리는 지식이 NLP, Image 등의 정형화된 데이터 (혹은 Low-noise data)에만 특화된 인력들 위주로 돌아갔던 것이다.

저 위의 S모 전자 직원이 썼다는 졸업 논문도 정확하게 이 부분을 집어내면서 회사 내의 딥러닝 엔지니어가 왜 잘못된 접근법, 계산비용만 비싸고 큰 도움이 안 되는 계산법을 들이밀고 있는지를 지적한다.

CS가 주력인 부분인 웹사이트 개발, API를 붙여 기능을 추가하는 업무 등에는 큰 관심도 없고, 그들이 전문성을 주장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다만 그렇다고 AI개발자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는 의구심이 들 뿐이다. 반대로 Stat 분들이 하시는 증명 같은건 SIAI 수업에 아예 없다. 수업 중에 매번 이야기하는 대로, 우리는 Data Scientist를 기르는 전공이지, 수학&통계학 천재들을 위한 전공이 아니니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SIAI의 MSc AI/Data Science 과정은 High-noise modeling을 위한 학자 후보군 정도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었고,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공학 기반, 통계학 기반의 데이터 과학 석사 과정과는 목표도 다르고, 교육 과정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MBA AI/BigData, AI/Finance 과정도 Financial Engineering 프로그램의 Stochastic Calculus를 쓰는 부분이 빠지면서 기업 응용에 좀 더 특화된, BI/Data Analyst 계열에 치우친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이 A(코딩)와 B(수학)밖에 보지 못하는데, 내가 C(수학을 도구로 쓰는 능력)라는 영역이 있다고 주장했고,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들이나 기업들이 C라는 영역의 인재가 갖는 진정한 가치를 인지 못했기 때문에 SIAI가 그렇게 강한 Backlash를 받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했던 학생들, 실제로 좋은 성과를 냈던 학생들은,

MSc 계열에서는 실제로 Quant 업무를 하고 있거나, Quant를 하고 싶어했거나, 그런데 구시대적인 Stochastic Calculus가 아닌, 2020년대에 맞는 Data Science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어했던 학생들이었던 것 같고, 더불어서 STEM 석·박 과정들이 대부분 Data Science를 CS나 Stat 위주로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던 학생, 혹은 국내 대학에서 가르쳐주는 계산 방법론들의 한계에 만족하지 못했던 학생들이었다.

MBA 계열의 경우는 학부가 경영학과가 아니었다면 Quant 계열로 갔었을 정도로 수학적인 센스가 있던 학생들, Data Science라고 알려진 각종 지식들이 피상적인 코드 복붙에 불과한 것에 답답함을 느낀 학생들 위주였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을 당시에도 어렴풋하게 했었기 때문에 저런 교육 과정을 만들었고, 몇 년을 겪어보니 한국 사회가 CS 계열 이외에 다른 종류의 AI/Data Science 직업군을 제대로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나라라는 것도 알게 됐다. Gordon 가문이 SIAI를 사간 것도 딱 저 직군의 인력을 길러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실제로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글로벌 마켓의 시장 차이
아마 2021년 시점에 내게 지금 수준의 자금력과 인재 풀이 있었으면 한국에서 먼저 딥시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딱히 딥시크를 만드는게 내 전공은 아니지만, 챗GPT를 처음 봤던 2023년 초 시점에 학생들한테 먼저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계산 비용 줄이던 COM501: Scientific Programming 수업 이용해서 좀 더 저비용으로 저거 만들 수 있지 않겠냐, 어차피 나머지 계산은 Dynamic optimzation에 이런저런 계산 붙인거에 불과하다, 근데 바빠서 시간도 없고, 저걸 돌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도, 앞으로 들어갈 막대한 자금도 한국에서는 못 구해서 아쉽다…

그런데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의 자금력과 인재 풀은 한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나온 걸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그런 도전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도 쉽게 얻게 된다. 아니, 2021년에 한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먼저 교육을 시작했었으면 어쩌면 2025년에 중국이 아니라 스위스에서 딥시크를 출시 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런 황당한 디마케팅이 없고, SIAI 교육 과정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있었더라면 한국에서도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다.

아마 국내 커뮤니티들의 입을 다물게 할려면

  • 백인 교수진들의 사진이 잔뜩 들어가 있고,
  • 백인 교수진들이 한국 커뮤니티들이 들어봤을만한 대학 출신들이고,
  • 백인 교수진들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같은 어설픈 한국어를 쓰면서 YouTube 동영상을 뿌리고,
  • Financial Times 같은 기관에서 대학 랭킹이 엄청나게 높은 것처럼

정보들이 제공되었어야 할 것이다.

AI 교육의 수준, 깊이, 내공 같은 것들은 그들 커뮤니티들의 입을 막는데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아마 그런 걸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있었으면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시간이나 쓰고 있지 않았겠지. 그 분들은 자기가 못 알아듣는 고급 지식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자기가 알아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즉 ‘백인’, ‘랭킹’ 같은 정보들로 판단하려고 했고, 자기들 기준에는 SIAI가 '이상한 곳’으로 보였으니 그렇게 ‘만만하게 보고’ 공격을 해댔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 계산 비용 절감을 위한 수학 모델 같은, 한국 대학들에서는 배울 엄두도 못 내는 고급 지식을 가르치는데, 그걸 'AI 가르친다더니 경제학 가르친다’는 황당한 욕이나 하면서 깎아내린 것이다. 내 학부 전공이 경제학이라는 것만 눈에 들어왔으니 저런 식의 비방을 했던 걸 것이다.

Bertrand Russell의 말대로,

A stupid man unconsciously translates what he hears into something that he can understand

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고급 지식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고급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못하면 내가 쫓아갈 수 없는 넘사벽이구나라고 고개를 숙여야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행동 패턴은 사고 수준이 매우 높은 사람들에게 한정되어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what he hears into something he can understand’라는 표현대로,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로 치환해서 이해한 다음, 자기가 아는 정보 기준으로 대단치 않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 수준의 평범한 인간이 보여주는 행동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국내 커뮤니티들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분들과, 국내 커뮤니티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분들간의 격차가 매우 크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설득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정부에서 설립인가까지 받은 사단법인으로 학회를 만들고, 그 학회에서 자기들이 알고 있는 유명 대학인 KAIST, 고려대 등의 대학 교수들이 와서 논문을 심사하는 시스템을 덧붙이고 나서야 비난 댓글의 수위가 크게 낮아졌던 것이다. 그들의 눈에 스위스에서 학위 과정 인가를 받은 것은 이해가 안 되는 지식이고, 국내 대학 교수들이 학회를 만들고, 외부 논문 심사 위원으로 온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 학교들이 한국에서 ‘유명한’ 학교니까, 일종의 그분들이 소속된 대학교가 SIAI의 교육 수준을 '인증’해줬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한국 사회는 한국인 기준으로 저렇게 겉만 번드르르한 조건들만 갖춰지면 쉽게 사기를 치는게 가능하겠구나는 깨달음을 얻은 사건이기도 하다. 테X, 루X 등으로 이름이 알려진 초창기 스테이블 코인이 계속 홍보에 애로를 겪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기부하는 게 알려지니 갑자기 바람이 불었던 것이 최근 봤던 사례 중 딱 맞는 사례인 것 같다. 코인 마니악들의 지식 수준에 적합한 주제는 수학적인 데이터 구조 변형을 통한 계산 비용 절감이 아니라, 그냥 홈런치고 연봉 많이 받는 단순한 스포츠고, 미국 프로 스포츠는 한국과 달리 믿을 수 있는 곳이고, 거기에 기부를 하고 사진을 같이 찍었으면 '메이저 리그 급’인 '진짜 코인’인 것이다.

무지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Social validation을 진행하는지 눈으로 목격했는데, 평소에 보고 접하는 내용이 스포츠처럼 사람 숫자를 많이 모으는 활동이기 때문에 ‘유명한’ 학교, ‘유명한’ 기관의 '인증’을 받았으면 '진짜’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나처럼 전세계에 해당 주제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 5명에 불과한 주제들을 보는 것이 일상인 사람들에게 '유명함’은 되려 ‘과대 포장’, 극단적으로는 '사기’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부분인데, 보고 겪는 일상이 다른만큼 받아들이는 정보에 대한 해석도 정반대인 것이다.

선진국 중 한국만 유독 사기 범죄의 비중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논문 심사를 하러 와 주신 교수님들은 내 기준으로 평가 역량을 갖추고 있는 분들을 그냥 주변에서 만나는대로 부탁드렸다가 모은 것에 불과하다. 일부러 '미국 메이저리그’를 찾아간다는 생각을 했었으면 실력은 없지만 돈만주면 움직일 해외대학 교수 친구들을 불렀을 것이다.

여기까지 깨닫고 나니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겉모습에만 현혹되는 한국 대중을 교육시키고 싸워가면서 자원봉사 소리를 듣는 교육 사업을 한다?

왜 해야하나? 난 겉모습이 아니라 내실 위주로 사는 사람인데.

아마 TOEIC 시험 문제 예측해주겠다며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땡겨왔다가 결국 자기가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모 벤처기업가처럼, 나도 어디선가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와서 백인들로 껍데기를 화려하게 포장 했었으면 무지한 대중을 황당한 비난을 쉽게 피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아니 되려 내실을 이해 못해도 엄청 좋다고 생각하면서 자기들이 동네방네에 '이걸 알고 있다’는 자랑을 하러 다녀 준 덕분에 자동으로 홍보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자랑할 거리’라는 생각이 안 들었으니까 아마 SIAI 학생들도 외부에 자랑하러 다니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들 중 학습 목적보다 자랑 목적이 더 컸던 학생들 중 일부는 실제로 불만이 많았던 기억도 있다.

그 분들 관점에서 '자랑할 거리’는 Harvard, Stanford 같은 대학교,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유명세를 타는 학교, 자기가 외부에 천재라고 알려지는 학교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아시아에서는 대학교 랭킹이 매우 중요한 세일즈 도구로 쓰이고, 영미권 주요 언론사들이 대학 랭킹을 이용해서 막대한 광고 매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랭킹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광고비만 써야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률이 높아야하고, 졸업한 학생들이 학계와 노동시장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말을 바꾸면, 단기적으로야 광고비로 랭킹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실이 좋아야 랭킹이 좋아지고, 그 랭킹에 자기가 일조할 수 있는 인재여야 그런 좋은 학교에 입학해서 '자랑할 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예시를 갖고오면, SIAI에 와서 F학점을 받다가 잠적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졸업률’이 하락해서 랭킹이 나빠지고, 우수한 논문을 내고 졸업해서 학술 행사들에 초청을 받고, 기업들에서 알짜 인재로 성장하고 있으면 랭킹이 높아진다.

즉, 본인이 '자랑할 거리’를 학교의 브랜드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뛰어난 학생이어야 '자랑할 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SIAI 졸업생들은 논문 웹사이트 링크 하나만 제출하면 기업 관계자들 대부분이 제대로 훈련 받은 인재가 면접에 왔다고 판단하고, 한국에서는 면접관이 쪼그라들고, 영미권에서는 고급 질문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학교 브랜드 만으로 '자랑할 거리’를 찾던 학생은 자기가 노력하지 않아도 남들이 이미 쌓아놓은 명성에 얹혀가서 고액 연봉을 받는 직장을 찾고 싶다는 건데, 일본으로 이민 올려는 동남아 사람들한테 일본인 친구 하나가

자기 나라 발전 시키려는 생각은 하나도 없고, 발전시켜놓은 일본에 와서 거저 먹으려는 것들

이라는 표현을 썼던 기억이 나는데, 같은 표현을 들려주고 싶다.

학교로 돈을 벌고 싶었으면 그런 '자랑할 거리’를 찾는 인력들에게 적절한 떡밥을 찾아줬어야 한다. 국내에 대학 설립하신 어느 분이 해외 명문대 출신 교수들을 우르르 불러왔던데, 정작 교육 수준은 매우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있다. 어떤 내부 사정으로 그런 교육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력서와 실제 역량 간의 괴리가 큰 분들이 많았다고 판단된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현실과 비굴하게 타협해가면서 대중 친화적으로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싶지 않았다. 그 교수들 월급을 챙겨줘야하니 수익성이 지상 목적으로 바뀌면서 교육 커리큘럼의 완성도를 대부분 희생하고, 이력은 화려하지만 내실이 없어 3류 대학들만 전전하는 교수진들을 불러모아, 학생들을 2, 3류 수준의 수업들에 내몰아야 했을 것이다. 교육 과정 품질 저하는 둘째 문제고, 투자금을 받는 순간부터 내 인생이 저당잡히는 것은 물론이다. Gordon 가문에서 교육 수익성이 아니라 AI 서비스 개발을 요구했는데도 이런 글 하나 쓸 시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실제로 SIAI 설립 초기에 교육 과정을 만만하게 보고 국내에서 몇몇 박사들이 날 찾아왔다가 내 수학 기준에 충격을 먹고 가기도 했다. 딥러닝이 결국엔 Gibbs Sampling을 Multi-layer로 진행해서 Joint Normal distribution의 가정이 깨진 데이터여야 그렇게 계산비용이 비싼 방법을 쓰는게 의미가 있지 않겠냐, 데이터 구조가 설령 그렇다고해도 Boltzmann Machine이 항상 효율적인 것도 아닌게, Gibbs에서 그렇듯이 Correlation 때문에 Bias가 생기는 걸 Metropolis-Hastings처럼 기준 값을 1로 잡아서 끊어내던 스타일로 정리하던가,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같은 경우 제외하면 발산하는 데이터들은 convergence가 안 일어날텐데 계산법 적용이 불가능하지 않나…

이렇게 이야길 하고 있으니 밥을 먹다가 얼어 붙은 표정으로 숟가락을 내려놨던 캘리포니아 모 주립대학 출신 교수 한 명이 기억난다. (참고로 SIAI의 MBA AI/BigData 과정 8번째 과목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다시 '자랑할 거리’에 타협하는 이야기로 돌아오면, 특히, 한국이 수익 시장이 될 가능성이 0%이기 때문에, 해외 각지에서 학생을 받고 매출액을 만들어 내도록 중국, 인도 등지의 주요 인구 대국에 세일즈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야 했을 것이다. 한국의 무능한 인력들이 헛소문, 험담, 비난하는 걸 피하자고 그렇게까지 타락한 인생을 살고 싶진 않았다.

모든 걸 다 떠나서, 나도 인간이라 8시간 만에 소논문 하나를 뚝딱 뽑아내는 애들이 취직하기 힘든 평범한 애들인 시장에서 교육하고 싶지, SKYKP 이과 박사들이 내 수업에서 F받고 나가고, 이상한 거 가르친다고 욕이나 들어야되는 시장, 번역 하나 깔끔하게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나는 프로야구를 보면서 스포츠 토토를 하는 것보다, 잡담을 하고 시간을 버리더라도 알고리즘을 고쳐서 계산 비용을 줄이는 연구에 환호를 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9.한국어 서비스는 종료합니다
Gordon 가문의 요청대로, 그간 이런저런 곳에 썼던 글들을 GSB의 Faculty Review로 형태를 바꿔 등록하는 작업을 올해 중에 해야한다. 대부분의 글들을 '파비(Pabii)'라는 이름의 서비스 명의 웹사이트에 썼었는데, SIAI 매각과 더불어 국내 조직도 Gordon 가문이 운영하는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 (GIAI) 산하로 편입되면서 2024년 7월부터 이름이 GIAI Korea로 바뀌었다. 한국 회사를 창업하면서 쓰던 https://pabii.co.kr는 내 손에 남았지만, https://pabii.com은 2027년부터 예정된 엔터테인먼트/스포츠 관련 인덱스 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다.

2023년 하반기에 논의했던 조건에 따라, 한국어로 쓴 모든 SIAI 관련 글을 삭제해달라는 요청대로 글을 다 지운 상태다. Faculty Review 섹션에 일부 기고글들이 포맷과 언어가 바뀌어 들어가는 걸 제외하면, 몇 년간 썼던 글들을 다시 복구할 생각은 없다. 당시에 쓴 글들을 한국어로 복구해봐야 위의 아이돌 팬 싸인회 같은 상황만 벌어진다는 것을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Gordon 가문 관계자들의 말이 맞는 것이, 이렇게 열심히 설명하는 글을 써 봐야 되려 학교 명성을 깎아먹기만 할 것이다. 아이돌 팬 싸인회에 갈 수준의 인력들의 입에 아예 오르내리지 않고, 입에 오르내리더라도 SIAI가 유럽에서 진행하는 학회 모임, 교수진들이 발표한 타 기관 학술 모임, 학생들 논문을 적용해서 기업들이 발전한 사례 같은 내용들만 올라가도록 할려면 Gossip이 될만한 소지가 있는 블로그 같은 글은 닫고, 철저하게 기관 보도자료만 외부에 공개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Faculty Review 운영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한국어로 번역이 안 되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불가능한 팬 클럽 수준의 Gossip 전문가들을 걸러내는 첫번째 장벽으로 작동해주리라 믿는다.

같은 맥락에서, 이렇게 영어로 된 글을 읽지 못하는 한국인을 일찌감치부터 차단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언어를 영어로 한정해버렸으면 귀찮을 일이 확 줄었을 것 같다. 거기다 한국에서 학생을 뽑을 것이 아니라, 유럽 시장 기준 B급 인력들을 뽑아 A급 인력으로 만드는데 에너지를 집중했었으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학교의 체급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S대, K대의 공대 박사 연구실들마저 딥러닝 마니악들만 모인 나라, 아무리 지적해줘도 귓등으로도 안 듣던 나라에서 왜 난 그렇게 순진하게 언젠가는 이 분들도 깨닫겠지라며 밑빠진 독에 물을 부었을까? 우공이산이라지만, 우공이 좀 더 빠르게 산을 옮기려면 객지에 나가서 돈을 벌어와서 포크레인과 인력을 들이부었어야 했다.

모든 글을 다 지웠더니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는 것에 대응해야할 이유가 없어서 지난 2년간은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 심지어 SIAI 운영진에게 민폐를 끼치는 잠적파 민폐 자퇴생들까지 나타난 걸 보고, 그간 사정을 모두 정리한 글을 .co.kr 도메인에 남긴다. 한국어로 글을 써 놨으니, 한국어가 아니면 읽고 소화할 능력이 없는 분들이 더 이상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이 도메인은 내 개인 소유고, SIAI 운영진에게 미안한 마음에 욕을 먹을 것을 알면서도 긴 글을 남긴다.

10.단군 신화의 곰과 호랑이
인생의 4년, SIAI 설립 전 단기 교육들까지 포함하면 길게는 7년 정도를 한국 땅에 버렸다는 생각에 쓰린 감정도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밖에서 욕만 하던 분들은 지금도 여전히 기사 한 줄, SNS 코멘트, 유튜브 영상이나 보면서 AI를 안다고 자위만 하고 있을 것이고, 딥러닝으로 반도체 패널 가성 불량을 잡아내면 된다고 주장해서 회사 내 여러 팀에 민폐를 끼치고 있을 것이다. 코딩만 잘하면 되지, 수학 따위는 필요없다고 욕만 하던 댓글러들은 개발자가 쫓겨나는 노동 시장을 보며 노동의 위기가 왔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지 않을까? 아직 못 깨달았어도 몇 년안에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개발자가 필요한 회사들마저도 곧 필요없어질 것 같으니 미리 내보내는 경우도 많고, 그런 사례를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

Business track은 죽어도 못하겠다며 고집 피우다 도망간 학생들은 F학점만 몇 개 찍힌 '수료증’을 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한국어 이메일을 해외 대학에 쓰고 있는 반면, 힘겹지만 꾹 참고 졸업 논문을 완성한 소수의 학생들은 앞으로 더더욱 AI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공부라는 것이 그런 거 같다. 단군 신화를 보고 100일 기도 중간에 도망간 호랑이를 다들 욕하지만, 정작 자기에게 그런 현실이 주어지면 곰처럼 끝까지 버티는 경우가 얼마나 드문지에 대한 1차 경험을 단군 입장에서 겪은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등쌀을 이기는 걸 포기하고 한국 시장을 등지는 내가 호랑이가 된 것 같으니 누워서 침뱉기였나?

아마 법적 대응을 당해야할만큼 엄청난 비난을 일삼고, SIAI 학위 과정을 무시하는 댓글들을 대놓고 쓰고, MSc or Die 같은 태도들을 보인 분들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글로벌 최상위권 교육을 따라갈 엄두조차 못 내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여우의 신포도 같은 질투심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내가 판단을 내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믿을 수 없어서, 자기는 실력자인데 내가 자기의 진짜 실력을 못 알아봐줘서 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위의 여러 사례 언급 중에 나왔듯이, 나 역시도 이런 교육을 받으면서 수천명의 샘플을 봤다. IQ라는 지능이 정규분포를 따르는 만큼, 100명만 넘게 봤어도 꽤나 자신을 갖고 이야기 할 수 있을텐데, 심지어 박사 과정 중에는 TA를 하면서 매년 100명 단위의 학생들을 가르쳐보기도 했던터라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프로그램을 나누고 벽을 세웠던 것이다.

누군가가 '네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아서 그렇다’는 평가를 하던데, 적절한 해석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결국은 이렇게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쌓이면서 우리 SIAI 방식의 시험과 선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축적되어야 납득을 하게 될 거라고 ‘변명’ or '해명’을 해 보고 싶다. 난 이미 수천명의 샘플을 봤지만, 그 학생들은 처음 봤을 테니까.

거기다 유사한 프로그램이 교육 과정 수준을 조절해서 같은 대학이 학위를 다르게 주는 걸 한국에서는 처음보니까, 그냥 같은 거 가르치고 누구는 수석 졸업, 누구는 꼴등으로 졸업시키면 안 되느냐는 식의 ‘평등주의’ 교육 시스템만 겪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더더욱 질투감이 커졌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하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한국식 사고 방식으로 질투심에만 빠져있으면 영원히 아무것도 못하고 평생 국내 커뮤니티 수준의 정보만 접하면서 살게 된다. 2021년 여름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교육에서 100점 교육은 못 따라가니 포기했지만 60점 기준 교육이라도 따라온 곰들의 인생과 국내 대학원, 코딩 부트 캠프에 눈높이를 맞추고 수학 필요없고 코딩 테스트만 통과하면 된다며 비난만 일삼던 호랑이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고 깨달음을 얻으시기 바란다. 불과 5년만에 호랑이들은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이니 '기본소득’이니 같은 이야기를 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SIAI Research에 자기 논문을 내고 졸업장을 받아간 곰들의 인생은 어떻게 보이는가? 다음 10년, 20년 후에 곰과 호랑이의 인생 격차는 더 커져 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조직의 외견에 대한 소인배들의 편견과 오해, 무지, 험담, 비난, 심지어 멍석말이를 극복하고 회피하는 것이 얼마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게 됐고, 학생 관리, 입학 시험 운영, 교육 시스템의 역량 홍보 등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는지도 배웠다. 학위 서열 시스템, 해외 권위에 대한 의존 등이 굉장히 심한 한국에서 이런 문제들을 겪었기 때문에 더 속성으로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런 깨달음이 2024년부터 SIAI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데 하나씩 도움이 되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뿌듯함도 느낀다. 고마워해야겠지?

+사족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야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추신수가 한국 야구 현실을 지적하는 따가운 멘트를 했다가 '추신수 너는 뭐가 잘 났냐는 식’으로 온갖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정작 글로벌 시장 수준으로 자신의 눈높이를 조정하려는 반성은 아예 보여주지 않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내가 SIAI로 한국에서 겪은 상황은 하나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추신수 선수의 그 발언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은 미국/한국 경험이 있는 스카우터들의 인터뷰, 실제 미국 현지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만나보고 인터뷰들을 받아서 발언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 구조를 봤을 때, 딱 이 부분이 언론사들이 나서야 하는 지점이고, 여러 언론사가 나서면 굉장히 많은 정보가 한국어 문화권 안에 쌓일 수 있다. 그렇게 추신수 선수의 지적을 우리 사회가 소화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시금석으로 삼으면 나라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근데 추신수 선수에게 손가락 질이나 하면서 자신들의 실력 부족을 외면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발전이 있을까? 그런 기사를 쓴 기자를 추신수 선수와 묶어서 손가락 질하고, 그런 자기 반성을 담은 기사를 낸 언론사를 쓰레기 언론사라고 욕하는 댓글만 가득 달리는 나라, 그래서 언론사들이 그만 포기해버리는 나라, 기자들이 의욕을 잃어버리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한국 사회의 미래를 갉아먹는 사람들이 무능한 기득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악성 댓글러, 시야가 좁은 일반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사건이다.

나는 넘사벽의 천재들을 보면서 내가 글로벌 A급 학자로 밥 벌어 먹고 살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방향을 튼 사람이다. 근데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사는 내 눈에도 한국 AI/Data Science 업계의 수학 수준, 이해도 같은 기준치들은 너무 충격적으로 낮았다. 그걸 지적하니 한국 사회는 나에게 온갖 모욕을 퍼붓기만 하고, 정작 자기들의 시스템을 전혀 뜯어고치질 않더라. 고작 코딩 학원이 AI 전문 교육기관이라며 수십 조원의 세금 지원을 받고, 대학, 대학원의 계산과학 관련 전공 교육 수준이 코딩 학원들과 다르지 않은데도 고치지 못하는 교수 사회의 현실을 봐라. 지나놓고 보니 우리나라 대학들에 제대로 된 교수도 몇 명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됐는데, 그걸 지적하니 이젠 교수 사회에서도 온갖 비난이 다 나오더라.

내가 한국을 뒤돌아보지 않고,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조차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Gordon 가문에서 한국을 버리자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들을 우물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의 시야로 일본과 중국을 보면, 자국이 2류 수준인 영역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1류 국가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다. 단순히 사람을 영입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베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자기들 방식으로 이식시켜야 1류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도 보인다.

한국은 김연아 1명이 기적처럼 나올 수 있는 인재 풀은 갖고 있는 나라지만, 제 2, 제 3의 김연아가 나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Institution은 갖추지 못한 나라다. Institution이 갖춰져야 1명의 인재가 돈 많은 집안의 운명을 걸고 독박으로 스케이팅을 공부하는게 아니라, 사회 체육 수준에서 멈추는 사람, 교육으로 빠지는 사람 등등이 생기면서 시장이 만들어진다. 선수 시절, 김연아의 경쟁자였던 일본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는 은퇴 후 스케이트 장을 만들고 후학을 양성하는 반면, Institution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서 김연아는 광고 모델료로 집안에서 자기에게 평생 투자했던 돈을 메우기 바쁜 상황에 몰린다. 한국에서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피겨 스케이팅 천재가 나왔는데, 덕분에 온 국민이 피겨 스케이팅을 흉내라도 내는 나라가 되는게 아니라, 거꾸로 그 천재의 재능을 이렇게 썩히는 것이다.

날 찾아온 75명의 인재, 찾아오고 싶지만 자신의 한계를 일찌감치 깨달았던 수백, 수천명의 인재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그정도로는 한국의 ‘우물 안 개구리’ 상황을 바꿀 동력이 되지 못했다. 김연아가 그렇듯이, 나도 AI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 신경을 써야 했다. 사회 체육, 교육으로 빠지는 건 죽어도 못하겠고, 자기가 김연아가 된다는 망상에 빠진 사람들을 설득하다가 학생들에게 욕을 먹고, 인터넷 커뮤니티들에서는 학교 홍보는 차치하고, 내 인생을 삭제하고 왜곡시켜버리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었다. 아예 처음부터 바보들을 더 철저하게 차단하도록 Conditional offer 같은 것도 주지말고, 시험만으로 학생을 뽑거나,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한국 시장 자체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아마 한국이 초등교육부터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된 나라였으면 더 많은 인재를 키워낼 수 있었을 것이고, 좀 더 쉽게 '우물 밖 개구리’를 만들어냈겠지만, 그래서 저런 황당한 여론이 시장 자체적으로 정리될 수도 있었겠지만, 겨우 1-2년 교육으로 16년간 받은 한국 교육의 굴레를 지우고 새로 쓰는 것은 힘에 겨운 일이었다. 더더군다나 사회적 인프라의 수준이 'AI 가르친다더니 경제학 가르친다’는 비난이나 나오는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나서서 그런 커뮤니티들의 비난 여론을 적극적으로 대응했었으면 어땠을까는 생각도 해 보지만, 나도 하지 않은 일을 놓고 학생들에게 책임 전가하고 싶진 않다. 내 능력 부족을 탓한다면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우리의 한계를 넘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계란으로 바위를 열심히 쳤다는 자괴감을 지우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대략 30-40명 정도의 A급 인력을 매년 시장에 공급할 수만 있었어도, 인재들의 자체 동력으로 5년 안에 시장 상황을 상당히 뜯어고칠 수 있었을텐데, 그 정도 숫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장 규모도 안 됐고, 나라 안에 인재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기업들이 그런 고급 인력 30-40명을 매년 흡수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 안 됐다. 그게 되는 시장이었으면 아마 내가 나서기 전에 다른 능력자 분이 나서서 우리나라를 뜯어고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내가 보기에 한국 사회가 바뀔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국어 기반 교육을 포기하고 영어로 모든 고등 교육을 해서, 상위 10% 정도의 엘리트들은 영어권 상위 10%와 같은 수준의 교육이 아니면 한국의 고등 교육을 비토(Veto)하고 한국 인프라과 절연하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다행이다 싶은 부분은, 적어도 돈 많은 집 자제들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갇힌 교육 속에 1점을 더 받아 의대가려는 입시 교육에 신경을 쓰지 않고, 유치원부터 영어 교육을 해서 국제학교들에서만 교육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학생들이 한국 사회의 주력이 되는 시대가 앞으로 20년, 30년이 지나면 올텐데, 그 때는 지금보다는 좀 더 1류 국가 수준에 가까운 나라가 될 거라고 믿고 싶다. 케데헌으로 K-POP과 K-Contents의 위상을 끌어올린 인재들이 어린 시절 탈한국을 결정한 재미교포들이라는 걸 보면서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확신을 갖게 됐다.

다만 그런 교육을 공교육이 못 해주고 고액 사교육에서만 받아야 되는 현실을 보면, 20년, 30년 후의 대한민국은 굉장히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의 기사에 언급된 서남표 총장님을 2013년 10월 무렵에 MIT에서 학술 행사 하나에 참여했다 나오는 길에 뵌 적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내 연구실로 돌아가면서 연구실 방돌이인 브라질 친구 Diogo와 학술 행사의 이런저런 내용을 이야기하던 중이었는데, 서 총장님을 스쳐 지나가면서 저 분을 엄청 존경한다고 그랬더니, Diogo가 날 더러 돌아가서 싸인이라도 하나 받아라고 그러더라.

허접지겁 그 자리로 돌아가니 트렁크에서 뭔가를 꺼내며 사모님과 이야기를 하시던데,

교수님, 정말 죄송한데, 제가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서요… 저는 여기서 박사 공부하는 학생인데, 싸인 하나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좀 좋은 종이를 갖고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갖고 있는 종이라곤 방금 학술 행사장에서 다뤘던 논문 이면지 밖에 없었는데, 종이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논문 이면지를 끄집어 내는 걸 보고 빙긋 웃으시면서, 사모님을 슬쩍 보시니까, 사모님께서 고개를 끄떡해주시더라.

다시 교수님이 날 잠깐 아래 위로 보시더니,

한국 돌아갈꺼야?

라고 물으시길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아니요’라고 딱 잘라 말하니까 좀 밝아진 표정으로 열심히 공부해라는 덕담과 함께 싸인을 해 주셨다.

옆에 있던 Diogo가 자전거 헤드셋을 풀고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싸인 받았다고 논문 뒷장을 치켜드니까 엄지 척을 해주는 걸 보곤 '양놈’이랑 친하게 지내는구나고 짐작하셨는지

(아까보다 훨씬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해요

라고 딱 한 마디를 더 하시곤 자리를 뜨셨다.

어쩌면 지난 2021-2024년에 내가 한국에서 SIAI로 겪은 사건이 딱 서 총장님이 KAIST 총장을 하면서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위의 기사들 링크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좌파 신문들은 서 총장님이 KAIST를 MIT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했던 개혁들을 '검은머리 외국인’이 한국 사정을 무시한 처사였다는 비난을 해 놨다. 내가 국내의 AI 교육 수준이 너무 심각하게 낮으니까 글로벌 최상위권 대학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콘텐츠를 갖고오고, 심지어 스위스에서 대학교 인가까지 받아오니, 아마 한국에서 댓글로 기를쓰고 날 깎아내리려던 사람들에게 나는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위의 추신수 선수 발언도 그렇고, 서남표 총장님의 좌초된 개혁도 그렇고, 내가 SIAI로 한국의 AI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려고 했다가 한계에 부딪혔던 것도 그렇고, 한국 사회가 서구식으로 변화, 개혁하는 것에 굉장히 거부감이 심하면서 그 이면에는 백인들의 말이면 '권위’가 있다고 무조건 적으로 받아들일만큼 서구의 권위에 굴복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여러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난 서남표 총장님이 하셨던 모든 개혁을 전면적으로 지지한다. 미국에서 동양인이 실력 하나만으로 장관급까지 올라갔는데, 그런 분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헌신하러 오셨다가 다시는 한국을 안 돌아가야겠다고 학을 떼고 가도록 만든 한국인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모두 공감한다.

이런 일들이 이제 너무 많이 쌓였고, 언론에 너무 많이 공개됐고, SIAI 사례처럼 인터넷 상에 너무 많은 증거들이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실력파인 인재들이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돌아오더라도 말을 입밖에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말을 해봐야 욕만 먹고, 바뀌는 것은 없는데 굳이 말을 해야할까?

그렇게 북한식 전체주의적인 시스템으로 실력파들의 지적을 틀어막고, 쫓아내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까?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가도 잘못한 걸 지적하는 사람이 좋은 소리를 듣기는 힘들지만, 그 지적을 받고 스스로를 극복하는 성장의 잣대로 삼지 못하는 조직, 비판을 비난으로 반격해서 모두가 입을 다물어버리도록 만들어버리는 조직, 더 심하게는 따끔한 지적을 한 인력을 몰아내는 조직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요즘와서 생각해보면, 밖에서 누가 뭐라고 하건 실력 있는 인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를 보내주는 리더가 있었던 박정희, 전두환 시절 군부 정권, 이건희 회장의 무모해보였던 반도체 굴기 같은 사례들이 한국 사회에서 고급 인재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한 발 더 나가면, 내가 정말 엄청난 사회적, 물질적 자본을 들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식 잡음을 전면 차단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한국의 틀을 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 졸업생에게 피드백을 받았는데, 재밌어보여서 공유한다.

국내 대학원생들이나 커뮤니티들에서 맹공격을 했던 이유를

  • 예쁜 여자애(or 잘생긴 남자애)를 보고 질투를 느끼는 여자애(남자애)들의 감정

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하던데, 아마 실력이 더 뛰어난 인재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 자기들이 실력없이 코딩 라이브러리만 갖다 붙이고, 무조건 딥러닝이 맞다고 주장하는 무능한 인력이라는 것이 밝혀질까봐

라는 표현으로 바꿔도 될 것 같다. 90년대에 지방 변호사들이 서울대 법대 - 사시 50등 합격 - 판사 퇴직 → 지방에 변호사 사무실 개업한 경우에

서초동에서 전관예우나 받고 있지, 왜 지방까지 내려와서 우리 밥그릇을 깨뜨리냐

는 식으로 불만을 털어놨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하나 덧붙이면, 내가 회사 홍보 차원에서 1달짜리 강의에 피상적인 지식만 담아서 가르치고 있다가,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대학에 AI 프로그램 만들면서 대학 교수로 들어가는 것도 자기들 입장에서는 내 사회적 지위 변화를 적응하기 힘들었을텐데, 아예 스위스(라는 부자 나라)에 대학을 만들고, 학위 인가를 받았다니 믿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날 단순히 코딩 학원 강사들 욕하는 다른 AI 강사 수준으로 봤는데 국내 대학도 아니고 해외 대학교 교수라니,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 못 믿는 사람을 현실에서도 많이 봤는데, 아래 링크에서 인증받은 리스트에 SIAI가 있는 걸 보여주면 벙찐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던 기억도 난다.

어느 쪽이 됐건,

  • 내가 가진 네트워크로 국내 학회를 정부 승인 받아서 만들고, 거기에 A급 교수진들을 모으고,
  • 해외 학회들에 참석해서 '백인’들이랑 컨퍼런스를 하고,
  • 우리 SIAI가 유럽에서 컨퍼런스를 주최할 수 있는 기관이고,
  • 졸업생들이 탈한국 수준의 논문을 쓰고,
  • SIAI 기준으로 최저 수준 졸업생들이 국내 A급 기업들에서도 대화 상대 찾기가 쉽지 않은 상위권 인재고,
  • SIAI 기준으로 상위권 졸업생들이 영미권에 취직하는 걸 보면서

질투나 하고 있던 자신과 날 믿고 끝까지 따라온 졸업생들 간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는 새삼 느끼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명예훼손 소송가서 만나봤던 어느 학생처럼, 끝까지 입은 살아서 정신승리를 목소리 높여 외치고,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온갖 종류의 질투심을 뿜어내고 있을 것이다.)

요즘 Gordon 가문 산하에 들어가서는

같은 채널 덕분에 학회 초청을 받는 경우들이 더 늘었는데, 이렇게 조직의 내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고속 성장하는 걸 보면, SIAI가 얼마나 내공이 탄탄한 조직이었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질투심을 부릴 레벨이 아니라는 걸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예를 하나 들면,

위의 학술 기고에는 Hotelling’s lemma라는 게임이론 모델을 이용해서 미국의 양당구도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상단의 이미지 참조), 학부 시절에 잠깐 봤던 내용을 RA하는 학생들한테 The Economy Review에 쓰는 가이드에 던져줬더니 저렇게 잘 정리해서 인포그래픽을 만들어놨다. 정치 시스템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팀에서 트위터 데이터 이용해서 정치권 컨설팅 모델을 만드는 중으로 안다. 모델이 알려지면서 유럽 여러 나라의 정치 구도에 적용한 이야기도 몇 차례 봤고, AI/BigData 사업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미팅 요청이 온다. (한국만 관심이 없을 뿐이다.)

저 졸업생이 연락을 준 진짜 이유는, 아마 SIAI의 한국 실험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생 대학에서 학비 0원을 받아도 A급 학생은 아무도 가지 않고, 동네에 시간 많은 노인들만 가는게 일반적인데, SIAI는 국내 대학들 수준의 학비를 받고도 SKY, SKP 박사들만 10명이 넘게 왔다갔다. 대부분은 실력 부족으로 중도 탈락하고 졸업한 학생은 1명 뿐이지만. (논문을 미루고 미국에 포닥간 학생 1명, F학점 받았지만 자기 연구실 내에서 쓰는 통계학 노트를 완전히 뜯어고친 것만으로 대만족한다던 S대 생물학 박사 등등도 스쳐 지나간다.)

국내에서 학벌로 경쟁력을 찾기 힘든 인력들만 왔던 것도 아니고, 학벌 하나만으로 국내 대기업 따위는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인재들이 30% 이상인 학생 풀이 뽑혔고, 로스쿨 입시 관계자들은 국내 SKY 바로 다음 서열의 로스쿨 정도에서 볼 수 있는 학부 학벌 풀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학벌로 박 터지는 싸움을 하는 SKY 로스쿨 사정과 국내 그 외 대학원들이 사실상 '학벌 세탁’으로 돌아가는 걸 생각하면, 국내 대학들보다 높은 서열의 AI대학원이 돌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 그렇게 단순히 입학생들의 학부 학벌로 평가하는 것도 그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팩터일 것이라는것을 인정한다. 다만 내 입장에서는 학부 학벌보다 본인의 진짜 내공, 내실,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검증했다는 점이 성공을 거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주던 Best Paper of The Year 상을 받은 학생들이 학부 학벌은 한국 사회에서 그다지 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SKY, SKP 출신 학생들보다 더 고급 논문을 찍어냈다. 누군가의 논문 발표를 보면서 감동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슬라이드 한장 한장에 보여서 속으로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글로벌 초A급 대학들 수준의 교육을 했는데, 학부 2~3학년 수준으로 낮추기는 했지만, SKY, SKP 박사랍시고 목에 힘주면서 (내가 왜 MSc 아니고 MBA 해야하는지 좀 자존심 상한다는 표정으로) 들어왔다가 첫 학기부터 F받고 도망간 학생들과 비교해 보면, 살아남은 학생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한다. 아직 논문 통과 못한 어느 학생이 그러던데,

  • 강의노트가 이해가 안 되어서 검색해보면
  • Harvard, Princeton, U Chicago, Stanford, U Oxford, LSE, MIT, Carnegie Mellon 등등의 글로벌 초 명문대 강의노트에서
  • 비슷하지만 다른 설명이 있어서 참고하고 따라왔다며,
  • 가끔 싱크로율이 높은 강의노트들을 볼 때마다 내 학계 네트워크와 벤치마킹이 어디까지 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고,
  • 자기가 정말 엄청난 대학들이랑 동급의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고 했다. 그렇게 직접 다 찾아보면서 따라오던 열정 넘치는 학생들, 탈한국 급으로 똑똑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 복 받았다고 생각하고, 내 능력 부족으로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단지 아쉬운 것은, 그래서 불만이 가득한 이유는, 그런 학생들이 100명, 1,000명씩 나오지 않은 것 때문이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연간 20-30명씩만 길러냈어도 한국 시장 상황을 순수하게 우리 힘으로만 뜯어고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치만 결국 '외세에 의존’해서도 못 고치는 상황이 왔다.

저 학생 메일 받고 다시 생각해보니, 위에 무슨 논문 쓰듯이 10,000 단어 남짓의 글로 길게 정리했던대로, 한국 땅에서 100명, 1,000명…은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던 탓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외부 동력 없이 자생적인 역량으로 기득권의 무능을 무너뜨리기에는 내 능력이 부족했었다.

졸업장을 받아간 학생들에게 내가 준 것이 뭘까는 생각해보면,

  • 글로벌 최상위권 지식 기반 고도의 기술력
  • 글로벌 최상위권 교육에서 살아남았다는 자부심

정도가 아닐까 싶다.

보통 대학교가 학생들의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고, 실제로 신호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아래의 5가지가 필요하다.

  1. Selection: 깐깐한 입학 시스템
  2. Difficulty: 깐깐한 학사 관리 - 졸업 난이도 높은 교육
  3. Association: 과 동기들의 수준
  4. Narrative: 그 학교의 졸업장이 의미하는 바
  5. Afterlife: 졸업장의 네트워크 효과 (취직, 이벤트 참여 등등)

SIAI 사정에 맞춰서 생각해보면,

  1. Selection: 입학 시험 (MBA는 기준을 낮췄지만 MSc는 영미권 학부 3학년 수준은 되어야 받아줌)
  2. Difficulty: 75명의 한국인 중 11명만 졸업, 추후 졸업생이 더 생긴다고 해도 20명을 넘기는 어려울 듯
  3. Association: SKY 로스쿨 바로 다음 티어의 학부 학벌 입학생, 국내 AI/Data Science 대학원들보다 훨씬 스펙 좋은 학생들, 졸업생들의 최저 수준은 국내 대기업
  4. Narrative: 유럽에서 글로벌 A급 대학 레벨로 AI 교육을 받은 증거
  5. Afterlife: 졸업 논문의 SIAI Research 등재, 탈한국 수준 AI/Data Science 분야 최고 인재들의 네트워크

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국내 대학원생들이나 커뮤니티들에서 비난을 한 분들은 경쟁자에 대한 두려움, 질투심 같은 감정 때문이었을 걸로 보이지만, 위의 1~5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불러일으켜 줄 요소들로 Gordon 가문에서 요청하는 것들이

  • SIAI Business Review (현재는 The Economy AI Review로 이전해서 운영 중)
  • SIAI Science Review: Nature에서 운영 중인 매체인 Scientific American 과 유사한 레벨의 학술 블로그
  • GSB Faculty Review: SIAI 소개, 학생 이야기 등등을 담아 블로그로 썼던 한글 콘텐츠들을 좀 더 건조한 영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 SIAI Library: 강의노트들과 케이스 스터디들을 정리한 도서관 시스템
  • SIAI Summit: 학술 행사

정도가 있는데, Gordon 가문에 넘기던 2024년 봄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왜 저런 요청들을 했는지 매우 공감이 된다. 내용이 어려우니 외부 트래픽이야 많지 않겠지만, 이게 학교를 만들었던 사람이 그 학교의 명성을 높이는 밑거름으로 쓸만한 재료들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논문이 저 위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텐데

  • 스위스에 있는 글로벌 최상위권 AI특화 비즈니스 스쿨

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데 손색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요청 사항이었다. SIAI 전용 콘텐츠 작업이 끝나고 나도 GIAI 레벨에서 Multi-Touch Attribution 기반의 광고 채널 컨설팅, AI시대에 특화된 Super Human Labor 후보를 찾아내고, 인력을 길러내는 HR 컨설팅, LLM → 포트폴리오 조정 알고리즘을 활용한 헤지펀드 사업 등등이 목록에 있다.

대략 한 10년 정도 내 손을 거쳐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런 사업들이 하나씩 출시되고 성장할수록 SIAI 졸업생들이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 사업 포트폴리오에 쓸 수 있는 인재들을 한국에서도 길러냈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뭐… 시간이 지나면서 또 기회가 있겠지.

위의 긴 글과 댓글로 그간 한국에서 겪은 사정을 정리한 내용을 본 지인의 평가를 정리하면,

  • 시스템의 진입 난이도를 올리면 언제나 Noise가 생긴다
  • Noise를 제거하기 위해 계속 퀄리티 싸움을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 있는 기관들은 몇십 년간 보이지 않는 퀄리티 싸움을 한 곳들이다

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몇년 간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 내용이기도 하다.

수준을 계속 끌어올리니까, 이제 우리가 초청 받는 학회에는 유럽 내 최상위권 연구소, WTO 같은 기관들의 연구원들 이름이 올라간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고작 몇 년 사이에 달라진 대접을 피부로 느끼는 중이다.

Gordon 가문에서 운영하는 The Economy라는 Think Tank 산하에는 ‘네이버에 떠야 되는’ 한국 사정에 맞춰 인터넷 언론사로 변형해서 운영하는 한국어 기반 경제 전문지(The Economy Korea)가 하나 있다. 고급 SEO + 좋은 콘텐츠로 구글 검색에 아무리 떠도, ‘네이버에 뜨지 않으면’ 한국인들이 모르는 브랜드가 되어버리는 한국 시장 상황을 감안해서, ‘네이버에 뜨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언론사 제휴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업부분이다. (불만이 많지만 네이버가 25년간 독과점 사업자로 올라선 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타협 중이고, 요건에 맞춰가며 최소 비용으로 운영한다.)

최근에 네이버에서 3년 만에 뉴스 제휴 심사를 재개한 걸로 이런저런 말들이 많던데

네이버 뉴스의 선발 시스템 변화에 대한 시장의 반발과 SIAI가 한국에서 겪은 사정이 많이 닮은 것 같아서 비교군으로 한번 정리해본다.

A. SIAI
SIAI의 경우, 2020년 말까지 3년간 운영하던 1달 짜리 단기 맛보기 교육을 정리하고, 2021년부터 글로벌 최상위권 대학들의 교육 과정을 벤치마킹해 AI/Data Science 대학원을 운영하게 됐다.

  • 맛보기 교육이 우리의 얼굴도 아니었고,
  • 가벼운 교육 탓에 잘못된 이미지가 퍼지기도 했고,
  • 낮은 수준의 교육으로 왜곡된 인력이 키워지는 것도 비일비재하게 목격했고,
  • 한국 대학들보다 낮은 가격으로 학비를 책정하고,
  • 한국 교육부의 무리한 요구에 국내 설립을 포기하고 스위스에 대학을 만들었고,
  • 대학이 해외에 있어 생기는 각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Data Science 학회가 졸업 논문을 승인해주는 시스템을 더하고,
  • 실제로 졸업 논문도 글로벌 A급 대학 수준이 뽑히도록 교육 과정과 논문 지도 과정을 모두 글로벌 명문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위의 논문 링크들이 그 예시다.)

비싸다고 욕하는 사람들부터, 교육 과정이 조잡하다는 비난, 내 개인에 대한 모욕, 민·형사 고소를 당해도 시원치 않을 허위 사실 유포, 사소한 흠집이라도 잡아서 전체 교육 수준에 대한 비난을 묶는 디마케팅(De-marketing)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난관을 헤쳐야했다. 기준을 낮춰서 받아줬던 학생들은 예상대로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기 시작했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 못한 것에 대해 학교와 나를 욕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위에서 말한 '시스템의 난이도를 올리면 언제나 Noise가 생긴다’에 해당하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B. 네이버 뉴스
네이버 뉴스의 경우, 2015년까지 10+년간 기본 요건만 갖추면 인터넷 언론사들을 네이버 뉴스에 뜨도록 해 줬다. 조중동, 한경오 등으로 알려진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100년 전통의 A급 언론사와 신생 인터넷 언론사가 같은 레벨로 경쟁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당장은 뉴스 유통 권력을 가진 기관이 아니었던 탓에 참고 있다가, 결국 2015년에 '뉴스 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를 출범시켰다.

그 때부터

  • 심사가 까탈스러워지면서 진입 장벽이 확 생겼고,
  • 탈락한 언론사들이 온갖 불만을 다 털어놓기 시작했고,
  • 언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언론사 고시’라는 평가가 나왔고,
  • 언론사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된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면서 속칭 품질 관리를 했고,
  • 자기 밥그릇이 없어진 언론계 관계자들이 당연히 분노하며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네이버가 10년간 들은 비난, 고소, 협박, 모욕 등등에 비하면 SIAI가 한국 시장에서 겪은 것은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매년 더 높아지는 진입장벽
지난 2022년 말을 끝으로 정부 압박에 심사를 중단했다가 3년 만에 '네이버 뉴스 입점 심사’가 부활했는데, 규정을 보면 기존 언론사들도 모조리 떨어질 것 같아 보이더라. 이게 차별이라면 차별일 수 있겠지만, 신규 진입하는 회사가 기존 회사 대비 가격 경쟁력, 품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과 엮어서 보면 불평하기 어렵다.

직장 생활하다가 '불만이면 네가 직접 창업해서 키워라고 그러는데, 반대로 불만이면 대형 언론사에 취직해라고 해야할만한 상황’이다. 능력을 갖춘 개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조직이라는 것이 1명의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것이 갖춰져야 하고, 그 시스템이 만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있을만큼 '몇십 년간 보이지 않는 퀄리티 싸움’을 해야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회사가 가볍게 보이고 무시하고 싶겠지만, 그 회사의 오너는 이미 수십 년 동안 그 브랜드를 쌓아온 상태다.

진입 장벽에 불만이 생긴 언론사들 입장, 1달 짜리 교육이 갑자기 1년 수업 + 졸업 논문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을 본 학생들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기사를 읽는 독자의 입장과 당신을 채용하는 기업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왜 저런 진입 장벽이 생기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어뷰징을 걸러내야 하는 기관들의 입장
독자 입장에서는 모든 언론사가 똑같은 기사를 찍어내니 화가나고, 기사의 깊이도 없고, 그냥 제목만 읽고 나가버리게 된다. 평소에 The Economist 기사가 품질이 낮다고 불평하던 내 입장에서는 더더욱 한국 언론사에서 읽어볼만한 기사 하나를 찾기가 힘들다. Financial Times 1, 2면 같은 고급 기사는 왜 우리나라에 없을까? 왜 다들 어뷰징이나 하고, 남의 기사 베끼기만 할까?

기업 입장에서는 '코테(코딩테스트)만 통과하면 된다! 수학따윈 필요없다’는 댓글이 국내 초명문인 안암골 K대 커뮤니티에서 나올만큼 '어뷰징’이 만연한 나라에서 어뷰징에 지나지 않는 코딩테스트로 인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 괴로울 것이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처럼 단순 코딩 테스트가 아니라, 수학 모델링도 잘하고, 도메인 지식도 넘치고, 비즈니스 센스도 탁월한 직원을 뽑고 싶지, '꼼수’로 코딩 테스트만 통과한 인원을 뽑고, 직원 짜르기 힘든 나라라서 수십 년간 데리고 있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지 않을까?

50년, 100년 전의 조상들보다 우리의 삶의 질이 훨씬 더 낫다. 아마 1-2만원에 사먹는 치킨에서 나오는 풍미를 조선시대에는 왕들조차 구경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들 '몇십 년간 보이지 않는 퀄리티 싸움’을 했기 때문이다.

왜 비난하고 고소까지 할까?
비난하고, 고소당할 인신공격, 허위 정보 공개까지 하는 것도 닮은 점인데, 왜들 저러는 걸까를 생각해보면,

  • 기자들 입장: 뉴스 유통하는 신문 가판대 주제에 우리를 평가하려 들어?
  • SIAI 공격자들 입장: 아니 고작 1달 짜리 강사나 하던 인간이 스위스 AI대학 교수라고? 근데 우리가 수준이 낮아서 글로벌 AI 교육을 못 따라 간다고?

같은 식으로, 자신의 체급 대비 상대방의 체급을 인식하는데 격차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IT기업의 경쟁 구도를 보면, 네이버는 누가 뭐라해도 한국의 구글이라고 불릴만한 독과점을 완성한 기업이다. 제 3자인 내 입장에서 보면 고작 남들이 이야기하는 걸 받아적는 것 밖에 못하는 기자 따위가 한국의 구글에게 겁도 없이 비난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불과 10년 사이에 사회적 지위가 그렇게 바뀌어서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네이버는 무소불위의 독과점 사업자고, 심지어 국민이 뽑은 정치인 눈치를 봐야하는 공기업이 아니라 자기 힘으로 수익을 내는 사기업이다. 자기들 마음대로 언론사 입점을 결정해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다만 그들도 그런 사회적 지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 합리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SIAI에 공격을 하던 국내 커뮤니티들도 SIAI의 체급이 달라진 것에 대해 받아들이질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명문대 수준의 교육을 하고, 실제로 그런 대학 교수들과 일상 대화가 아니라 연구 주제로 토론이 가능한 인력이 커리큘럼을 만들었고, 그런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것을 인지하는데 혼란이 왔었던 것이다. 한국 대학을 나온 자기들 입장에서 한국 대학들의 AI/Data Science 과정보다 서열이 더 높은 프로그램이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고교 1학년 때 중위권 성적이었던 학생이 고교 졸업 무렵에 국내 S대 합격이 대수롭지 않은 상황이 되면, '나보다 공부 못 하던 주제에’라는 식으로 비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네이버나 SIAI나 같은 상황을 겪은 셈이다. 그런데, 그 학생이 얼마나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했는지와, 반대로 비난하던 당신은 그 친구를 추격할 수 없을만큼 뒤쳐졌다는 사실을 지적하면, 대부분은 받아들이지 않고 화를 낸다. 역시 네이버와 SIAI가 겪은 현실이다. 한쪽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로 도전하고 싸우고 극복했고, 다른 한 쪽은 남들 하던 수준에만 맞춰서 따라갔을 뿐이니, 당연히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퀄리티 싸움을 미뤘던 나라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반도체 착시가 사라지고 나면 한국이 이미 중국에게 추월 당했고, 동남아의 후발국들 대비해서도 품질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는 압박감이 한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 될 것이다.

  • 고작 학부 2-3학년 수준 교육을 하는데 SKY 공대 박사들이 나가떨어지는 상황인 나라에서
  • 어떻게 A급 인재가 나오고,
  • 그런 2-3류 인재들이 이미 똬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에서
  •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나올 수 있을까?

베껴서 만드는게 가능하던 시대, 그렇게 만든 저가형 추격 상품을 팔 수 있는 시장(ex. 중국 & 동남아)이 있던 시대에는 2-3류 인재들과 1류 인재들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을지 모른다. 2015년 이전의 인터넷 언론계 상황도 그랬을 것이다. SIAI로 글로벌 최상위권 교육을 했던 입장에서 1류 인재에 해당되는 조중동, 한경오의 불만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이제 네이버도 구글과 검색 점유율 싸움을, 각종 SNS 및 유튜브와 트래픽 싸움을 해야하는 체급이 됐다. 국내 최대의 독과점 IT기업이기 떄문이다. 기업 내부 인력들에 대한 품질 개선 작업은 지지부진해보이지만, 뉴스 유통 권력을 깔고 앉은 언론사 심사 부분은 더더욱 날카로운 칼을 휘두를 것이다. 자기들도 살아남아야하기 때문이다. 심사가 불공정하다면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겠지만, 생존에 대한 절박한 압박이 있는 상황인만큼, 최대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SIAI도 그랬다. 그 어떤 비난을 듣더라도 교육 수준을 끊임없이 높이고, 고급 논문을 쓰도록 논문 지도에도 열을 올렸다.

AI/Data Science 분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 코드 복붙이나 하고,
  • 라이브러리나 베끼고,
  • API만 연동하면 되던 시절은

이제 끝물이다. 이미 그런 3류 개발자 수준의 '잡일’은 자동화 시스템이 다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정도만 만들어도 팔리던 시절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동남아에서 1/3, 1/4의 급여만 받는 인원들이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는 인력을 뽑느니 동남아, 인도에서 인원을 뽑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퀄리티 싸움을 포기하면 외국인들에게 밀려난다
국내 커뮤니티들을 보면

  • 한국인에게 높은 급여를 주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기업,
  • 임금을 낮게 주는 기업들에 대한 맹비난

을 종종 볼 수 있다. 위의 네이버 뉴스 입점 심사에 탈락한 언론사들 반발과 닮은 구석이 많다.

그렇게 높은 급여를 주다가는 기업이 망하니까, 그렇다고 높은 급여를 주고 싶어도 생산성이 낮은 직원에게 높은 급여를 줄 수 없으니까 그런 것이다. 근데 자국 기업이 자신들을 높은 급여로 채용해주지 않는다고 욕하는 분들이 정작 영미권 직장에 한국인이 문을 뚫고 들어가는 것은 '승리’라고 생각하던데, 그 시장에서 밀려난 그 나라 출신 인재들의 불만과 당신들의 불만은 닮은 구석이 많다.

차이가 하나 있다면, 그 분들은 개발도상국, 기술 후진국들 출신의 천재들에게 자리를 뺏겼지만, 당신들은 최저임금 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자리를 뺏겼다. 커뮤니티에 맹비난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실력을 쌓아서 탈최저임금 하고, 한국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탈한국을 해서 당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 왜 말라죽은 사과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서 있는거지?

사실 급여가 낮은 직장, 그마저도 외국인 노동자들 위주로 채용하는 기업들 위주로 남은데는 기업들이 혁신을 미루고 중국에 저가 상품만 팔아서 수익을 낸지 30년이 됐고, 노동력이 A급, 초A급 교육을 받아가며 성장하는 것에 고개 돌리고 의사, 변호사 같은, 심지어 공무원 같은, '지대 추구(Rent seeking)'만 쫓아다닌지도 30년이 넘었다는 냉혹한 사실이 숨어있다. 기업과 노동력, 양쪽이 쉽고 편한 길만 찾아갔었는데, 어떻게 30년 전의 국가 경쟁력이 그대로 유지될까? 다른 나라들은 손 묶고 있었나?

선발 방식 = 인재의 역량 = 인재의 인성
한국처럼 지대 추구 행위가 심한 나라에서 인력을 뽑다보니 하나 배운 건데, 그렇게 ‘얍샵하게’ 시험만 통과해서 꿀을 빨려는 사람을 뽑으면 품질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열린 마음으로 학습에 나서고, 모르는 내용이 주어지면 업무 시간 밖에 따로 공부해서 더 배우고, 항상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을 뽑아야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더 재밌는 사실은, 그렇게 성장하는 인력들은 포기를 잘 안 하고, 그래서 맹비난 대신 노력을 더 한다는 것이다. 마운자로/위고비 같은 약을 맞고 체중이 안 빠지는 상황에, '약효가 없다’는 식의 불평이 아니라, 왜 체중 감량에 실패했는지를 고민해보고, 자신의 생활 패턴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한국어 버전 The Economy도 초기에는 업무 태도가 불량한 인력들, 실력도 없으면서 자부심만 넘치는 인력들만 잔뜩 뽑혔는데, 입사 시험 통과자 1명을 찾기 힘들만큼 입사 기준을 높여버리니, 예의와 양심이 있는 인력 위주로 뽑혔다. 가끔 양보해서 좀 수준 낮아도 뽑으면 꼭 불편하게 헤어지는데, 어차피 2류 인력을 뽑아서 숫자만 늘린다고 회사가 성장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고는 매우 깐깐한 채용을 하는 중이고, HR 부문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

SIAI도 수업 시간에 이상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사라졌고, 공부를 못하는 이유를 자기한테서 찾는 학생들만 남았다. 거꾸로 자기가 찾아본 다른 대학들 강의노트보다 더 쉽게 만들어 놓은게 보인다고 고마워하는 학생들도 많다. 아마 네이버 뉴스도 저 시스템으로 진입을 결정하고, 기존 언론사를 퇴출시키기 시작하면, 몇 년 안에 운영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들고, 고급 언론사들 위주로 한국 언론 시스템을 재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주 남짓 동안 직·간접적으로 받은 피드백을 보면,

  • 한국어 서비스 종료 = 회사 망함

으로 왜곡된 이해를 한 경우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어지간한 논문보다 길게 써 놓은 장문의 후기를 전혀 읽지 않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한국에서 지난 수년 간 겪었듯이, 다들 제목만 읽고 내용을 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만 훑는다’는 뜻으로 '제목 핡기’라고 표현하던데, 한국인의 콘텐츠 소비 방식을 또 한번 실감한 사건이다.

우리가 한국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꼽으면

  • 글로벌 A급 대학의 격에 안 맞으니까

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 인정하기 굉장히 불편한 결론이었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비통한 마음으로 납득하게 됐다. 한국어 서비스는 더 일찍 접었어야 했고, 어쩌면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저런 꼴들을 보면서, 한국에서 토대를 쌓았다고 자랑하고 싶다는 한국인의 자부심은 사라지고, 반대로 지워야하는 흑역사가 됐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위의 Fortune 인터뷰 기사를 비롯해서, 유럽 여러 학회들에 불려가는 일들이 많은데, 심지어 The Economy라는 이름으로 키우는 Think Tank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중견 경제 연구소로 자리를 잡았는데, 한국 시장 버리고 글로벌 시장에만 집중하면서 SIAI가 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조직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머리 속에 한국 밖에 없으니 번외 프로젝트인 경제 Think Tank가 저만큼 성장했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자기들 눈에 보이는 한국어 콘텐츠가 없으니, 한국어 서비스 안 하면 망했다고 생각하는거겠지.

한국 시장 자체가 글로벌 마인드로 시장에 접근하는 A급 인력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회가 아니라, 한국 시장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라는 뜻일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인 모두가 이런건 아니겠지만, 그런 한국인을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한글로 콘텐츠를 만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됐다.

내가 저런 인간들을 교육시키겠다고 몇 년간 한국어 콘텐츠를 만들었다니…

이런 글을 써 봐야 반성하고 자기 행동을 고치는게 아니라 되려 더 욕이나 할려고 달려들던걸 생각해보면…

SIAI로 대학원 교육 시작하던 무렵에 한국에서 나한테 사기꾼이라고 욕하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문득 스쳐 지나간다. 우리나라 AI 교육이 강남 학원가부터 대학 전공 교육까지 하나 같이 '사기’로 돌아가고 있길래, 이걸 그대로 두면 정말 나라가 2류로 전락하겠다 싶어서 강의를 열고, 그걸로는 어림도 없으니 대학을 설립하겠다고 전세계를 다 뛰어다니다가 스위스에 겨우겨우 대학을 만들었었는데, 정작 사기를 고치려는 사람에게 사기꾼이라고 욕을 하니 허탈하고 어이없었던 황당함을 저런 악플러들을 실제로 대면해보고서야 툴툴 털어버릴 수 있었다. 하나같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더라. 당연히 내가 가르치는 지식을 이해할 능력은 전무했고.

그저 취직하는 것 밖에 생각 못 하는 사고력의 한계에 있는 사람에게 해외에 회사와 대학교를 만들고 조직을 꾸린다는게 사고력 한계 밖에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라, 뇌에서 인식이 안 되니 '사기’라고 말을 뱉었을 것이라고 짐작은 되지만, 설령 그렇다고해도 남의 도전을 '사기’라고 덮어씌웠으면, 남의 인생에서 쌓은 업적을 부정하고, 그 사람의 인생을 말아먹을 수도 있는 엄청난 말을 내뱉었으면, 무고에 대해서만큼은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저렇게 질투에 눈이 멀어서, 단순히 자기 스트레스를 풀려고, 혹은 무지, 무능한 탓에 한 줄 선동에만 휩싸여서, 온갖 음해, 협오, 협잡, 거짓으로 국내 커뮤니티들을 가득 채우는 인간들에게는 고작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 수준의 형벌이 아니라,

  • 펜은 칼보다 강하다

는 격언대로, 칼을 휘둘러 살인, 강도, 상해를 저지른 것보다 더 강도 높은 처벌을 내려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인터넷 악성 댓글러들은 정신과 질환의 수위가 높아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옥, 정신병원 같은 시설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저런 악플러들 탓에 연예인도, 사업가도, 교육자도, 정치인도, 그 어떤 지식인과 전문가도 목소리를 높일 생각을 안 하고, 아예 입을 다물고, 나아가서는 서남표 총장님처럼, 나처럼 한국을 등지게 될 것이다. 악플러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반드시 빨간줄을 긋도록 하는 저 연예인의 굳건한 의지에 존경심도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연예인 한 명이 혼자 힘으로만 저렇게 끝까지 악플러들을 추적하도록 만들어놓은 이 시대 법 철학의 구조, IT 서비스들의 구조, 그리고 한국 온라인 서비스들에 노출된 한국인의 민낯이 모두 한국인인 내 책임인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나처럼 국내 AI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고치려는 의지도 있고, 역량을 갖춘 사람이 최소한 10명, 역량 기준을 좀 낮추면 최소한 100명 정도는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어리석게 코딩 학원들과 코딩 학사 과정에 100조원도 넘는 정부 예산을 쏟아붓고, 저런 악플러들이 나같은 사람들에게 사기꾼이라며 맹공격을 때리면서 그 100명의 인재가 한국을 제 3 AI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정부의 어리석은 정책만으로 그쳤다면 민간 동력으로라도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할 기회라도 있었겠지만, 저런 악플러나 악플러 수준의 무지성, 아집, 이기심, 무능, 그리고 정신병이 더해지면서 결국 나라의 미래를 갉아먹은 것이다. 살인범과 기술 유출범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과 저런 정신병자들이 저지른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과연 달라야 할까?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결과물이 바로 눈 앞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펜으로 저지른 폐악에 대한 처벌만 약한 것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구심을 던지지 않으면, 그래서 국가 조직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나처럼 엮이고 싶지 않으니 등지는 사람들 아니면 저 연예인처럼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놓고는 정작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는 걸 기다리는 사람만 남을 뿐이다.

이젠 내 입장에서는 먼 과거의 이야기, 별로 들춰보고 싶지 않은 인생 일기의 한 페이지에 지나지 않지만, 언젠가 한국이 반지성주의의 중세 시대를 지나고 나면, 최소한 역사가들만이라도 이런 광기의 시대가 얼마나 많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꿈나무들의 꿈과 희망을 꺾고, 그들을 밖으로 내몰았는지 깨닫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렇게 광기의 시대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발전을 100년, 200년 늦춘 것이 한국인들 스스로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인 성숙도까지 갖출 수는 있을까?